당뇨병 치료제로 사용되는 메트포민의 치료 효과가 장내 미생물군집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임상약리학과 정재용 교수팀은 건강한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항생제인 반코마이신을 경구 투여하기 전/후로 나눠 메트포민의 1)약동학(최고혈중농도 등 약물의 체내노출)과 2)당부하 검사 후 혈당 상승 억제 효과를 관찰했다.
반코마이신은 경구 투여할 경우 장에서 흡수되지 않는 항생제로 이번 연구에서는 장내 미생물군집에 광범위한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목적으로 투여됐다. 또한, 각 시기에 수집한 대변 검체를 이용해 장내 미생물군집의 조성 및 다양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반코마이신 투여로 인해 장내 미생물군집의 다양성이 크게 감소했으며, 미생물군집의 조성 또한 유의하게 변화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어 메트포민의 약동학과 혈당 상승 억제 효과에는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는지 확인한 결과, 반코마이신 투여에 따른 장내 미생물군집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메트포민의 약동학(혈중 농도)은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반코마이신 투여 후 메트포민의 혈당 상승 억제 효과는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코마이신 투여에 의해 장내 세균 에리시페라토클로스트리디움(Erysipelatoclostridium)과 피칼리박테리움(Faecalibacterium)의 상대풍부도(미생물군집 내에서 각 종이 얼마나 많은지, 각 종이 차지하는 정도)는 감소, 엔테로박터(Enterobacter)의 상대풍부도는 증가했는데, 이들의 변화가 메트포민의 혈당 상승 억제 효과와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정재용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메트포민의 치료 효과 중 일부는 장내 미생물군집을 매개해서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장내 미생물군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약물(항생제 등)을 복용할 경우에는 메트포민의 효능이 변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임상약리학회에서 발간하는 ‘Clinical and Translational Science’ 5월호 온라인 판으로 출간됐다.
한편 최근 국내외 연구를 통해 장내 미생물군집(Gut microbiome)이 약물의 치료 효과나 질병의 진행 등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장내 미생물군집은 인체의 장 속에 존재하는 미생물 집단을 의미하는데, 항생제 복용, 고지방·고당분 식단, 가공식품·인스턴트식품 섭취, 수면 부족이나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더욱이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은 각종 질환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면역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이 분야에 대한 연구의 중요성은 계속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메트포민은 제2형 당뇨병의 1차 치료제로 다양한 약제와 병용 사용되는 매우 주요한 약이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medicalworldnews.co.kr/news/view.php?idx=15109424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