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왼쪽 다리에 보행장애가 있던 환자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는 보조기가 제작됐다.
연세대 세브란스 재활병원(원장 김덕용)은 국내 처음으로 ‘C-Brace’를 제작해 현재 환자가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자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박미숙(복부영상의학 담당) 교수다. 박미숙 교수는 1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왼쪽 다리에 보행장애가 있었지만 그동안 특별한 보조장치 없이 지내오다가 지난 2018년 6월 슬개골 골절 후 재활 치료를 받던 중 보조기의 필요성을 느껴, 2019년 1월부터 재활의학과 신지철 교수의 진료와 함께 장하지 보조기(긴다리 보조기)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C-Brace 제품을 소개받아 약 2달간 제작 기간과 적응 훈련을 거친 후 2019년 9월부터 현재까지 착용하고 있다.
장하지 보조기(이하 일반 보조기)와 컴퓨터 제어 보조기인 C-Brace를 모두 각각 약 8개월 경험한 박 교수는 C-Brace에 대해 한 마디로 “더 자연스러움”이라고 표현했다.
박 교수는 “일반 보조기보다 더 자연스러운 걸음걸이로, 좀 더 빠른 속도로, 좀 더 먼 거리를, 피로감은 적게 느끼면서 걸을 수 있다”고 표현했다.
C-Brace는 정상적인 무릎 관절의 움직임이 가능해, 경사진 길, 계단을 내려갈 때 등에 특히 장점을 갖고 있고, 스쿼트(Squat) 등 가벼운 운동도 가능하다. 또 안전장치가 설치되어 있어 낙상 등의 위험이 최소화돼 있다.
박 교수는 “걷는다는 것은 살아가면서 누구도 대신 해 줄 것 없는 것 중 하나다. 무엇인가의 도움을 받아 10년, 20년 그 이상의 기간 동안 삶의 질이 바뀐다는 것, 그것은 개인의 만족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위와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여파와 생산성도 상당할 것이다”며, “소아마비 환자, 후천성 마비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 “제품의 가격이 싼 편이 아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도록 보험 혜택 등의 정부 보조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소아마비 환자나 교통사고 등으로 말초신경 손상을 입은 환자들은 발바닥부터 허벅지까지 보조기를 착용하고 무릎관절이 구부러지지 않는 장하지 보조기(긴다리 보조기)를 착용하고 보행했다.
문제는 이 보조기를 착용하고 걷게 되면 발을 바깥쪽으로 벌리면서 걸어야 발이 바닥에 끌리지 않게 된다. 이렇게 보행을 하게 되면 몸이 좌, 우로 흔들리면서 보행을 할 수 밖에 없다.
반면 C-Brace는 착석, 경사진 도로, 고르지 않은 땅, 계단에서 내려가는 동안 하중을 가한 상태 등 어떠한 상황에서도 무릎 굽힘을 컴퓨터 연산장치가 제어해 기존 장하지 보조기 환자들이 “무릎이 구부러져서 넘어질 수 있다”는 공포감에서 해방시켰고, 자유롭게 보행할 수 있게 했다.
이번 박미숙 교수의 C-Brace 제작에 참여한 세브란스 재활병원 장영재 팀장은 “이번에 제작한 경험을 토대로 소아마비 환자나 말초신경 손상으로 인해 보행에 불편을 겪는 환자들이 이 보조기를 사용함으로써 충분히 정상에 가까운 보행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관심 있는 환자들에게 정성껏 보조기를 제작해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C-Brace는 독일 오토복(OTTOBOCK) 회사의 2세대 컴퓨터 제어(computer controlled) 보조기 제품이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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