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혈액원에 국고보조금 수백억원이 투입됐지만 사업실적이 매우 저조한 것은 물론 국정감사나 감사원 감사 등 외부감사도 받지 않아 관리마저 허술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일규(더불어민주당, 충남 천안병)의원이 지난 9월 27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헌혈의집 국고보조금 교부 현황’자료에 따르면, 최근 14년간 헌혈의집 사업에 교부된 전체 국고보조금 중 280억원이 민간혈액원에 투입됐지만 헌혈실적 평균 점유율이 5.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고 투입액 대비 효율성 확인결과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정부가 ‘헌혈의 집’사업에 투입한 금액은 총 1343억원으로 이 중 공공기관인 대한적십자사(이하 적십자)에 1062억원, 민간혈액원에 280억원이 교부됐다. 교부된 금액 자체는 적십자가 많았다.
하지만 헌혈실적을 비교해보면 국고 총액 대비 79%를 지원받은 적십자가 국내 헌혈실적의 94.3%를 차지한 반면, 국고 21%를 지원받은 민간혈액원은 헌혈실적이 5.4%에 그치며 국고 투입액 대비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혈액 사업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면 국민 다수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어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핵심 공공사업으로 취급된다. 우리나라 역시 1958년 대한적십자사 혈액원 개원 이후 1981년부터 대한적십자사로 정부의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을 위탁하며, 국가 혈액사업을 일원화했다.
◆핵심적인 문제는?
문제는 2000년대 들어 단체 위주의 헌혈방식이 한계를 보이자 정부는 개인헌혈자 비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전국 곳곳에 ‘헌혈의 집’을 대폭 늘리기 시작했고, 혈앱공급 활성화 차원에서 한마음혈액원과 중앙대병원과 같은 민간 의료기관도 혈액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이후 2005년 227만명에 불과했던 헌혈실적이 2014년에 처음으로 300만명을 돌파했지만 지난해 288만명을 기록하며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공공기관으로서 매년 국정감사와 회계내역 공시 등의 감시를 받는 대한적십자사와 달리, 민간혈액원은 지난 14년간 별도의 외부 감사를 받지 않아 감시·감독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민간혈액원의 경우 ‘채혈목표량의 70% 미충족’시 보조금을 반납할 수 있도록 한 복지부지침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최초 사업계획서상 채혈목표량보다 목표량을 낮게 측정하는 등 ‘꼼수’를 동원한다는 지적과 함께, 중간에 국고를 지원받지 못해도 혈액실적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어 평소 예산을 과다하게 신청한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에 윤일규 의원은 “혈액공급 활성화를 위해 민간혈액원에 막대한 국고를 지원했으나 성과는 ‘낙제점’수준이다”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세금이 투입된 이상 성과가 저조한 사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국고 수백억원을 지원받고도 제대로 성과를 못 낸 민간혈액원도 문제지만, 주무부처로서 이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복지부에 더 큰 책임이 있다”며, “민간혈액원을 포함하여 국가 혈액사업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컬월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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