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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혈압 진료지침 개정…가정혈압의 중요성 강조 - 고혈압 치료시 목표 혈압 하향 제시, 생활습관 개선 통한 혈압 조절 강조 등
  • 기사등록 2017-11-16 10:3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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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혈압 진료지침(New ACC/AHA High Blood Pressure Guidelines-2017)이 개정됐다.

새로운 미국 고혈압 진료지침의 주요 사항은 ▲고혈압 측정 방법에 대한 중요성 강조 : 가정혈압 중요성 강조 ▲새로운 고혈압 분류 개정 ▲심혈관 위험도에 따른 고혈압 치료 알고리즘 제시 ▲고혈압 치료시 목표 혈압 하향 제시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혈압 조절 강조 등이다.

◆고혈압 기준 완화…미국 고혈압 유병률 45.6%로 급상승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새로운 지침의 혈압 범주 고혈압의 정의를 1단계 고혈압을 수축기 혈압이 130-139 mmHg 또는 이완기 혈압이 80-89 mmHg로 규정했다.

또 기존의 고혈압 기준이었던 수축기 혈압 14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 90 mmHg을 모두 2기 고혈압으로 격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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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고혈압의 완화된 기준에 따르면 미국 인구에서 13.7%에 달하는 혈압 130-139/80-89 mmHg 범위의 인구 13.7%가 고혈압 인구로 새로이 분류되어 미국의 고혈압 유병률은 31.9%에서 45.6%로 급상승하게 되고, 약 3,100만명의 인구가 새로이 고혈압으로 분류되는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에 대해 새로운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는 혈압 자체뿐 아니라 환자의 종합적인 위험도를 평가하여 조절 목표를 설정하도록 권유하고, 이의 일환으로 ASCVD (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risk score를 활용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ASCVD risk의 경우 10년간 심근경색증, 심혈관 질환 사망, 치명적/비치명적 뇌졸중 발생 가능성을 합한 것으로 이러한 환자의 종합적 위험도를 반영하여 개별적인 치료 목표를 삼자는 것은 2013년 ACC/AHA의 고지혈증 치료 가이드라인의 치료 방향 설정과 일치하는 전략이다.

이는 예를 들어 같은 수축기 혈압 130 mmHg에서도 동반된 위험 요인에 따라 10년 심장 질환 발생 위험성이 1.1%에서 38.5%까지 크게 다르게 나타나는 역학 조사에 기인한 치료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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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변경된 가이드라인에서는 10년 심혈관 사건 발생률이 10% 이상으로 예상되거나 이미 심혈관 질환을 앓았던 고위험군 인구에서는 130/80 mmHg 이상이면 약제 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10년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률이 10% 이하인 일반 환자에서는 종래와 같은 140/90 mmHg 이상에서의 혈압 조절 시작으로 차별화된 접근을 권유하고 있다.

◆고혈압 진단에서의 활동 혈압, 가정 혈압의 적극적 활용 강조
고혈압 환자의 약 1/3에서는 진료실 환경에서의 긴장으로 인해 혈압이 평소보다 높게 측정되거나(백의 효과), 반대로 혈압이 낮게 측정되는 경우(가면 효과)가 있음이 잘 알려져 있다.

2015년 SPRINT 연구에서는 이러한 진료실 혈압의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환자를 의료진 없는 방에 혼자 위치시키고 자기 혼자 자동 혈압계를 작동하여 혈압을 측정하는 진료실 자동 혈압 (Ambulatory office blood pressure measurement, AOBP)라는 최대한 강화된 혈압 측정법을 채용했고, 이렇게 측정한 혈압의 경우 일반 진료실 혈압보다 크게는 15 mmHg이상 낮게 측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혈압 측정 방법이 환자의 긴장 요인을 최대한 배제해 본인의 혈압에 근접하게 측정하는 것은 분명해 2016년 캐나다의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러한 AOBP를 표준 측정법으로 추천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진료 환경에서는 혈압 측정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문제점으로 인하여 어디까지 이러한 AOBP를 적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됐다.

이번에 개정된 미국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종전과 같이 진료실에서 의료진이 측정하는 진료실 혈압을 기준으로 치료 방침을 설정하지만, 활동 혈압/가정 혈압을 가급적 모든 중요 결정 시점에 적용하기를 권유하고 있다.

즉 고혈압 약제를 복용하지 않고 있는 상태의 환자에서 혈압이 130-160 / 80-100 mmHg 범위일 경우 백의 고혈압을 배제하기 위해 활동 혈압/가정 혈압을 측정한다.

반대로 혈압이 120-129/75-79 mmHg 범위의 경우 비록 진료실 혈압은 정상이나 일반 활동 상황에서의 혈압이 높은 가면 효과를 배제하기 위해 활동 혈압/가정 혈압을 측정하기를 권유하고 있다(IIa 수준).

즉 120-160/75-100 mmHg 범위의 환자에서는 약제 치료를 결정하기 전에 활동 혈압/가정 혈압 측정을 권유하는 내용으로, 궁극적으로 필요없는 약제 사용을 줄여 경제적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모든 고혈압 의심 환자에서 활동혈압 측정을 권유하는 영국 가이드라인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접근을 하고 있는 샘이다.

또 약제 치료 중목표 혈압에서 10 mmHg 이내로 접근하였지만 완전히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서도 약제 증량을 결정하기 전 활동 혈압/가정 혈압을 측정하기를 권유하고 있다(IIb 수준).

◆고혈압의 목표 혈압
고혈압의 진단, 치료 시작 혈압과 마찬가지로 치료시의 목표 혈압 역시 고위험군의 경우 130/80 mmHg 이하로 유지하기를 권유하지만, 그 외의 일반 환자에서도 130/80 mmHg로 일반화하기를 권유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7년 이후 미국의 국립보건원(NIH 산하 National Heart Lung Blood Institute)에서 고위험군 고혈압 환자에서 필요 목표 혈압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했던 SPRINT, 뇌졸중 위험 환자 대상의 SPS3, 당뇨병 환자 대상의 ACCORD 연구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철저한 혈압 조절이 조금이라도 좋은 효과가 있었고, 메타분석에서도 철저한 혈압 조절이 일반적인 혈압 조절에 비해 조금이라도 우월한 효과가 있었던 결과에 기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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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당뇨병 환자, 만성 콩팥병 환자에서도 130/80mmHg 이하의 단일화된 혈압 조절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노인 환자의 경우로 종래 가이드라인이 2008년 HYVET 연구에서 150 mmHg 이하로의 혈압 조절이 생존률 증가에 효과가 있다는 증거에 기인하여 노인 혈압 조절을 수축기혈압 150 mmHg 이하로 설정했다.

하지만 이번 가이드라인은 SPRINT 연구의 하위 분석에서 노인의 노쇠(frailty) 여부에 관계없이 130 mmHg 이하로의 철저한 혈압 조절이 전반적으로 좋은 효과가 있었다는 증거를 기반으로 노인에서도 혈압조절 목표를 130 mmHg 이하로 설정하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는 “이는 종래의 보수적인 혈압 조절 목표 150 mmHg 이하에 비해 20 mmHg 이상 강화된 가히 혁명적인 변화인데, 이러한 가이드라인의 변화가 실제 노인 환자의 고혈압 조절에서 좋은 효과가 있을지 아니면 역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향후 계속적인 연구 대상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고혈압 일차 약제 선택 변화
고혈압 약제의 선택에서 가장 특기할 사항은 1차 선택 약제가 치아지드 이뇨제, 칼슘차단제(CCB), 안지오텐신 전환효소억제제(ACEI),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로 제한되어 베타차단제가 영국 가이드라인과 마찬가지로 1차 선택 약제에서 배제된 점이다.

대한고혈압학회는 “특히 국내에서 아직까지 가장 많이 사용되는 베타차단제인 아테놀롤 (atenolol)의 경우 다수의 연구에서 대조 고혈압 약제보다 열등한 결과가 관찰돼 설령 베타 차단제 사용이 권유되는 협심증, 심부전 등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에서도 사용하지 않기를 당부하는 점이 인상적이다”고 밝혔다.

또 한 가지는 고위험군 고혈압 환자에서는 140/90 mmHg 이상일 경우 초기부터 두가지 이상의 고혈압 약제를 사용하기를 권유하고, 이는 초기 혈압이 조절 목표에서 20/10 mmHg 이상 높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권유되고 있다.

이러한 방향에는 반복적 혈압 측정 및 가정 혈압/활동 혈압 측정을 통해 백의 고혈압 효과를 최대한 배제한 혈압을 측정하여 이를 통해 판단한다는 것이 전제다.

물론 고위험군 (10년 심혈관 사건 발생률 10% 이상)이 아닌 일반 고혈압 환자인 경우에는 종전과 같이 한 가지 약제로 시작하여 차츰 조절해 나가기를 권유하고 있다.

◆이번 가이드라인의 제한점
이번 가이드라인에 대해 가장 먼저 제기될 논란은 혁명적으로 강화된 기준이라는 점이기는 하지만 이에 대해 ACC/AHA의 경우 다양한 메타분석, 체계적 문헌 고찰(systemic review)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크게는 고혈압의 효과적 조절이 심부전, 뇌졸중, 심근경색증 등 개별 심혈관 사건 방어는 물론 사망률 감소라는 효과가 있음이 잘 알려져 있다.

특히 2015년 미국 국립보건원이 주도하여 종래 치료 목표보다 강화된 혈압 조절의 효과를 평가한 SPRINT 연구 결과가 큰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에 어느 국가의 가이드라인도 종래보다 강화된 목표 혈압설정의 필요성을 부인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다만 노인 등 혈압이 낮아지는 현상에 취약할 가능성이 있는 인구에서도 동일한 치료 목표를 설정한 것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연구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국내에서도 혈압 조절 목표에 대한 우리나라 인구 기반의 자료를 제공할 수 있게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가이드라인의 가장 큰 단점은 수축기 혈압 목표인 130 mmHg의 경우 비록 논란은 있지만 상당한 증거에 기반한 수치인데 비하여, 이완기 혈압 80 mmHg 이하의 경우 증거가 미약해 전문가의 의견(Experts’ opinion)에 근거해 규정되었다는 점이다.

평균적으로 수축기 혈압이 10 mmHg 변화할 때 이완기 혈압은 그 절반인 5 mmHg 정도 변화하는데,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임상 의사의 기억의 편이를 돕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똑같이 10mmHg를 낮춘 130/80 mmHg로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는“따라서 일선에서의 고혈압 지료에서는 이완기혈압 보다는 수축기 혈압에 좀 더 중점을 두어 환자를 평가하고 치료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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