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환자 3명 중 1명은 가족에게 섭섭해 하는 것은 물론 유방암 극복 과정 중 10명 중 1명은 가족관계 해체 등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대림성모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유방암 환자와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등 총 35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유방암 극복과 가족 구성원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나타났다.
◆유방암 환자 10명 중 1명 이상 이혼, 일반 여성대비 이혼율 3배 높아
이번 조사에서 가장 유의미하게 봐야 할 점은 유방암 환자의 이혼율이었다.
통계청에서 밝힌 ‘2016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국내 일반 여성의 이혼율은 4.8%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이번 조사에 참여한 유방암 환자 10명 중 1명 이상(15.3%)이 이혼, 별거 등으로 가족 관계가 해체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와 통계청 발표 자료를 비교했을 때 유방암 환자가 일반 여성보다 약 3배 높은 이혼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반 여성 이혼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인 40대에서도 격차는 줄어들지 않았다. 일반 여성 중 40대 초반은 9.6%의 이혼율을 보였으며 40대 후반은 8.7%를 기록했다.
같은 연령대의 유방암 환자의 경우 이혼율이 12.5%로 여전히 유방암 환자의 이혼율이 더 높았다.
한국유방암학회 김성원(대림성모병원 병원장, 유방외과 전문의)출판간행 이사는 “유방암 환자의 이혼율이 일반 여성에 비해 높다는 점은 유방암을 건강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봐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40~60대에 여성은 가족 구성원 중 대부분이 어머니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유방암이 진단될 경우 스스로 간병은 물론 가사와 육아까지 전담하는 경우가 많아 심리적·물리적 어려움을 겪는다. 아울러 경제적 부담이라는 문제가 발생하며 가족의 해체로 이어지기 쉽다”고 말했다.
◆유방암 환자 절반이상 ‘항암·호르몬·방사선기간’ 가장 힘들어
유방암 투병 중 가장 힘든 기간에 대한 설문에는 응답자 2명 중 1명(54.2%)이 ‘항암·호르몬·방사선기간’을 꼽았다.
‘유방암 진단 후’가 21.2%를 기록했으며 ‘수술 전후’가 13.6%, ‘재활 기간’이 8.2%, ‘사회복귀 준비 기간’이 2.8%로 잇달았다.
또 유방암 투병 중 가족의 심리적·물리적 지원에 관한 설문에 33.4% (119명)이 충분치 않았다고 답해 생각보다 많은 유방암 환자가 가족에게 섭섭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다 심층적인 분석을 위해 가족을 그룹별로 분류해 만족도를 ▲배우자 및 자녀 ▲시댁 ▲친정 세 그룹으로 나누어 분석했을 때 시댁에 대한 불만족이 가장 컸다.
각 그룹으로부터 받은 격려와 지지에 대한 점수를 만족, 보통, 불만족 [만족: 10~8점, 보통: 7~4점, 불만족: 0~3점]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그 결과 배우자 및 자녀 그룹에 대한 불만족은 9.8%, 친정에 대한 불만족은 11.2%를 기록한 반면 시댁에 대한 불만족은 22%에 달했다.
김성원 이사는 “유방암은 여성성의 상징인 유방을 잃음으로써 상실감이 다른 암에 비해 매우 크고 유전 등의 걱정까지 더해져 건강 회복에만 집중하기 힘든 콤플렉스 한 암이다”며, “여전히 많은 유방암 환자가 가족의 격려와 지원에 부족함을 느끼고 투병 중 별거, 이혼 등이 일반 여성에 비해 높다는 점을 볼 때, 더 이상 유방암을 건강 문제로 국한하지 말고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해 의료계는 물론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