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 10명 중 6명 이상은 흡연 후에 맵고 짠 음식보다 단 음식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자는 비(非)흡연자에 비해 당류 가공식품에 대한 섭취 빈도가 더 잦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18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주나미 교수팀이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흡연여부에 따른 식행동과 당류 섭취 태도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번 조사 대상 중 흡연자는 36.6%(183명), 비흡연자는 63.4%(317명)였다. 교수팀은 각 설문 문항에 대한 답변을 5점 척도를 이용해 평가했다.
이 연구에서 흡연자의 절반 이상인 66.1%는 흡연 후에 단맛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자는 빵류·커피류·음료류 등과 같은 당류 가공식품의 섭취 횟수가 비흡연자보다 많았다.
커피를 마실 때도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당류 함량이 높은 커피를 더 많이 섭취하는 경향을 보였다.
흡연 후 매운맛을 선호하는 사람은 12.6%였다. 짠맛이 8.2%·쓴맛과 신맛이 각각 7.1%·6%로 그 뒤를 이었다.
주 교수팀은 논문에서 “흡연이 당류 식품의 선택과 섭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흡연자의 단맛인지 역치가 비흡연자에 비해 높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밝혔다.
단맛인지 역치가 높다는 말은 단맛을 감지하기까지 더 큰 자극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한 마디로 말해 더 강한 단맛이 있어야 비로소 음식이 맛있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흡연자는 대체로 당류와 관련된 영양지식 수준이 비흡연자에 비해 떨어졌다.
교수팀은 총 20문항으로 구성된 당류 관련 영양지식 설문에서 정답을 맞힐 때마다 1점씩 부여했다. 그 결과 흡연자의 평균점수는 13.2점으로 비흡연자(14.4점)보다 낮았다.
‘과일은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는 잘못된 상식을 가진 흡연자의 비율은 전체 흡연자의 32.2%로, 비흡연자(12%)보다 월등히 높았다.
‘당은 1g당 4㎉의 에너지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는 흡연자도 69.9%로, 비흡연자(53%)보다 많았다.
주 교수팀은 논문에서 “비흡연자가 흡연자에 비해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고 스스로 건강을 위해 자기 자신을 통제하고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흡연자가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당류 과잉 섭취의 문제점, 올바른 당류 가공식품 선택 방법 등을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지 최근호에 ‘성인 근로자의 흡연 여부에 따른 당류 섭취 현황 연구’라는 내용으로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