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를 주재료로 만든 식초음료가 피로 해소에 효과적이란 사실이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오이식초음료를 섭취한 흰쥐의 지구력이 물(증류수)을 마신 흰쥐보다 1.6배 높았다.
23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동아대 생명공학과 서권일 교수팀이 수컷 흰쥐 15마리를 비(非)운동그룹·‘물 섭취+운동 그룹’·‘오이식초 섭취+운동 그룹’ 등 세 그룹(각각 5마리)으로 나눈 뒤 이들의 운동 후 지구력과 피로물질 생성량 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교수팀은 ‘오이식초 섭취+운동그룹’엔 오이식초를 흰쥐의 체중 ㎏당 7㎖씩 매일 먹이고 나머지 그룹엔 같은 양의 물(증류수)을 제공했다.
운동그룹(오이식초 섭취, 물 섭취)에 속한 흰쥐 10마리에 대해선 매일 일정한 시각에 트레드밀에 올라 분당 15m 속도로 20분, 분당 20m 속도로 30분, 분당 25m 속도로 60분 등 ‘고강도’ 운동을 주(週) 5회씩 4주간 하도록 했다.
교수팀은 흰쥐가 트레드밀 끝 부분의 전기판 위에서 10초 이상 움직이지 않으면 탈진으로 간주했다. 운동 시작 후 탈진 때까지 달린 시간을 기록해 지구력 평가의 잣대로 삼았다.
지구력 평가에서 ‘오이식초 섭취+운동 그룹’에 속한 흰쥐가 ‘물 섭취+운동 그룹’에 속한 흰쥐보다 지구력이 1.5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강도 운동을 하면 암모니아·무기인산·젖산 등 피로와 관련된 물질이 체내에 많이 축적돼 근육 피로를 유발한다.
‘오이식초 섭취+운동 그룹’의 혈중 암모니아·무기인산·젖산의 농도가 ‘물 섭취+운동 그룹’보다 40% 이상 낮았다.
젖산(lactic acid)은 대표적인 피로 유발물질이다. 피로가 쌓이면 젖산이 근육에 축적돼 근육 손상을 유발하고 운동능력을 떨어뜨린다. 오이식초는 젖산 분해를 촉진해 피로 해소를 돕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연구에서 간(肝) 글리코겐 함량은 ‘오이식초 섭취+운동 그룹’에 속한 흰쥐가 비운동 그룹이나 ‘물 섭취+운동 그룹’에 속한 흰쥐보다 40% 가까이 높았다.
교수팀은 논문에서 “고강도의 운동·훈련은 간·근육에 쌓인 글리코겐을 고갈시킨다”며, “오이식초음료를 섭취하면 (흰쥐의) 간·근육에서 글리코겐의 재합성이 증가되는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오이는 수분·미네랄·비타민 C가 풍부한 식품으로, 이뇨·해독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동·등산할 때 오이를 음료 대신 섭취하는 것은 그래서다. 전통적인 발효 식품인 식초는 한방에서 해독과 부종 치료에 사용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식품과학회 최근호에 ‘고강도 운동을 실시한 흰쥐에 대한 오이식초음료의 항피로 효과’라는 내용으로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