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가 산하 모든 연수교육기관(의협 내부는 물론 대한의학회 등록 학회 등까지 포함)에 대한 납부금(기관관리비) 부과방식 변경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대의원총회에 이 안건을 상정해 구체적인 방향을 정한다는 생각이다.
현재 연수교육 기관관리비는 3개 군(가 : 150만원, 나 : 100만원, 다 : 50만원/연간)으로 구분해 정액제로 부과하고 있지만 앞으로 기관 납부금을 연수평점 및 등록인원 규모에 따라 정률제로 부과한다는 것이다.
즉 A군인 학회의 경우 현재 연간 150만원이 부과되지만, 이를 새로운 기준에 따라 부과할 경우 연수평점 1점당 1,000원(500원)으로 산정하고, 1,000명이 등록하고 6평점인 경우 600만원(300만원)의 부담금이 발생한다.
이는 현재보다 약 2배 이상의 추가 비용부담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의협이 추가로 거둬들일 수 있는 재정은 연간 약 12억원 이상(연수평점 1점당 500원으로 할 경우)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의협 관계자는 “어느 정도 규모 이상 학회의 경우 부스 1~2개만 추가로 유치하면 되기 때문에 큰 부담은 아닐 것이다”고 밝혔다.
추무진 회장은 “현재 마땅한 연수교육장소가 없어서 비싼 호텔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별도의 연수센터 건립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연수센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회원들에게 보다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의협은 이미 두 번이나 정률제 부과방식 안을 추진했지만 실패했던 만큼 이번에는 의협 집행부 안이 아니라 대의원총회에 안건을 상정하여 통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각 학회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A학회 이사장은 “의협은 최근 학회들의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않는 것 같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또 다시 학회들에 부담을 전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B학회 이사장도 “최근 연수평점관리 때문에 전자태그 등 추가적인 비용부담이 발생했고, 이에 대해 의협에서 단 한푼도 지원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비용부담을 하겠다는 것은 학회를 봉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강력하게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C학회 회장은 “의협 관계자는 학회운영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것 같다”며 “부스 1~2개 추가 유치를 쉽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최근 같은 상황에서 얼마나 어려운지 직접 경험해보고 난 후 다시 의견을 듣고 싶다”고 밝혔다.
D학회 총무이사는 “기초학회들의 경우 부스하나 유치도 얼마나 어려운데 부스 1~2개 유치를 쉽게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의협회비 납부회원들에 대한 혜택을 위해 이 납부금에서 차등을 둬서 연수교육 등록비를 일부 감면해 주는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E학회 이사장은 “학회가 의협을 먹어 살려야 되는 구조가 되는 것 같다”며 “고생은 학회가 하고, 생색은 의협이 내는 이런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