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와 세브란스 자율권 수호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대립이 여전히 진행중인 상황이다.
현재 양측은 연세의료원장 후보추천위원회 구성, 학장 선임 등 핵심쟁점에 대해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대립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연세대학교 정갑영 총장측은 ▲의료원장 후보추천위원회 구성(8인의 의대교수가 포함된 15인) ▲3인의 의료원장 후보 추천(순위삭제) ▲총장이 의대학장 임명 등을 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비대위는 ▲의료원장 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의대교수 포함된 총 30인) ▲3인의 의료원장 후보 추천(1~3위 순위를 게재) ▲의대학장은 의료원장 추천으로 총장 임명 등을 제안했다.
하지만 정 총장 측이 비대위의 협상안을 전부 거부한 것이다.
이에 비대위는 16일 연세의대 강당에서 제2차 궐기대회를 개최하고 총장 측이 제시한 협상안의 수용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이에 따라 연세의대 교수평의회는 17~18일로 예정돼 있던 의대 학장 후보추천 심사위원회, 의료원장 후보추천 심사위원회 개최를 2차 궐기대회 결과에 따라 정하기로 했다.
◆비대위 “교학부총장 의도된 성명서 자기합리화 일 뿐”
비대위는 연세대 신현윤 교학부총장의 성명서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비대위측은 “재단이사회의 의결에 반하지 않고, 우리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안이면 무엇이든지 수용 할 의사가 있음을 지속적으로 밝혔고, 이번에 이를 타협안으로 제시했지만 총장 측에서 이를 거부했다”며 “신현윤 교무부총장은 이를 거부한 명분이 명확치 않자 마치 비대위가 이사회의 의결을 반하는 주장을 한 것처럼 보이도록 의도적으로 거짓된 정보를 담아 성명서를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신현윤 부총장이 발표한 성명서 중 총 11곳의 오류에 대해 집중적으로 지적하면서 의도된 터무니없는 오류라는 입장을 강하게 나타냈다.
한편 신현윤 교학부총장은 16일 오전 “비대위가 새롭게 주장하는 후보자 순위를 정하는 선거는 어떠한 경우에도 현 상황에서 수용할 수 없으며, 이제까지의 경험칙상 30인 추천위에서는 3인 추천을 위한 합의는 사실상 불가능하며, 의료원장의 학장 추천은 총장의 임명권을 기속하기 때문에 학교 전체의 거버런스에 비추어 적합하지 않는다”며 “본부의 기본 입장은 변함이 없을 것이고, 비대위가 제안한 후보자 순위 결정은 선거의 결과가 총장의 선임에 영향을 주게 되는 것으로 이사회의 결의에 정면으로 위배되고, 총장의 임명권을 심각하게 제한한다” 고 전체 교수 공지를 했다.
또 “세계적인 의료원이 되기 위해서는 개방된 선진적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필수적이고, 의료원의 특수성을 반영할 수 있는 선임방안이 마련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일부 교수님들이 연세대학교와 의료원의 위상과 이미지에 큰 손상을 주거나 캠퍼스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사실을 왜곡하여 구성원들을 선동하는 집단행동을 자제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철 의무부총장 “서로 간에 감정 상하는 일이 없도록 최대한 자제해달라”
이런 상황에서 이철 연세대 의무부총장은 ‘사랑하는 의료원 가족 여러분’ 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이철 의료원장은 “최근 의료원에서 안타까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대학본부와 의료원, 의료원 가족들 간에 분란으로 인해 서로 간에 감정이 상하는 일이 없도록 최대한 자제해 달라”며 “이제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마음을 다독여야 할 것이고, 우리의 자율성 유지를 위한 여려가지 방법을 모색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세브란스병원 한 교수는 “정갑영 총장은 후보시기에 얘기했던 내용과 지금의 행동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말도 안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교수도 “연세대학교의 이번 조치는 갈등을 더욱 고조시키는 행동일 뿐이다”며 “연세의료원의 역할과 상황 등을 정확히 파악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