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최근 김정록(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한의약 단독법안에 대해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의협은 “이번 법안이 한의학과 한의약과 관련한 독립 법안은 보건의료에 대한 전문지식이 전무한 국회의원이 단독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며 “이 법안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뿐 아니라 의료계 내부의 대규모 갈등과 혼란을 초래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만일 이 법안을 철회하지 않고 추진하는 경우 국민 건강을 훼손한다는 점과 보건의료계 전체가 커다란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또 이 모든 문제는 국민의 동의 없이 이 비상식적인 법안을 만들고 추진한 모든 당사자들의 책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의협이 제시한 보도자료 원문은 다음과 같다.
[ 국민건강 위협하는 한의약 단독법을 즉시 철회하라 ]
지난 20일, 새누리당 김정록의원은 의료계를 충격에 빠뜨린 법안을 국회에 상정했다. 다름 아닌 한의사들에게 현대 의료기기의 사용을 전면 허용하는 내용이 담긴 ‘한의약단독법’을 국회에 상정한 것이다.
의료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분야다. 우주보다 소중한 생명을 다루는 전문분야이다. 가벼운 감기약이라고 해도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데 10년 이상의 개발기간과 1조원 가량이 막대한 금액이 소요되는 이유는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그만큼 중시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의학이라는 전통의학을 공부한 이들 약 2만명에게 현대 의료기기의 사용을 전면 허용하는 경우 국민의 진료 현장에서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알지 못하는 이들이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였다. 참으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지난 해 어느 언론은 초음파를 이용하여 환자에게 허위진단을 내리고 한약을 판매한 한의사를 보도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해 대법원은 한의사가 초음파를 사용하는 것은 유죄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그런데 초음파는 물론이고, 모든 현대 의료기기를 전통의학을 공부한 한의사들에게 사용을 전면 허용하는 법안을 국회에 상정한 것이다.
한의학과 한의약과 관련한 법령을 독립법으로 분리시킨 이 법안은 분량이 113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것은 이 법안이 본 법안을 대표 발의한 김정록 의원실에서 작성된 것이 아니라 정부의 부서에서 근본틀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의학과 한의약과 관련한 독립 법안은 보건의료에 대한 전문지식이 전무한 국회의원이 단독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는 사회에는 사람의 생명보다 소중한 것이 없다. 그리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보건의료제도는 소수의 비전문가들의 판단이나 로비에 의해서가 아니라, 전문가들의 연구와 국민의 동의에 의해서만 변경되어야 할 것이다.
국민 건강에 중차대한 영향을 미치는 한의약단독법을 슬며시 상정한 것은 국민을 무시한 후진국형 정치행태가 아니라 할 수 없다.
이 비상식적인 법안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크게 위험에 빠뜨릴 뿐 아니라 의료계 내부의 대규모의 갈등과 혼란을 초래할 것이 자명하다.
대한의사협회는 이 법안을 발의하는데 참여한 김정록 의원 등 다수의 의원은 즉시 법안을 철회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할 것을 엄중히 요청하는 바이다.
만일 이 법안을 철회하지 않고 추진하는 경우, 국민 건강 훼손이라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고, 보건의료계 전체가 커다란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며 이 모든 것은 국민의 동의 없이 이 비상식적인 법안을 만들고 추진한 모든 당사자들의 책임이 될 것임을 강력히 경고한다.
2013. 3. 25.
대한의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