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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정신보건법 영문해석 오류?…신경정신의학회vs 보건복지부

“WHO 정신보건법 제정 권고 비자의입원 기준 해석 오류” vs “해석 오류 없고, 국제기준은 더 까다롭다”

김영신기자 입력 2017-03-06 21:26:36 글자크게하기글자작게하기[이전기사보기] ‘해부용 사체 앞 기념사진’…의사 윤리문제 도마위[다음기사보기]복지부 “비급여 급여화시 현실적 가격 산정 예정” 프린터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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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이 예고된 정신보건법을 두고 보건복지부와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간의 대립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신보건법 개정안의 핵심조항이 영문해석 오류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을 두고 복지부와 신경정신의학회간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이사장 정한용)와 정신보건법대책TFT(위원장 권준수)는 보건복지부가 지난 1월 31일자 한국일보에서 보도한 ‘“가족관계증명서 먼저 떼오라” 한밤 중 돌려보내는 정신병원’ 등 기사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보도해명자료에 대해 7일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입장이라는 내용을 통해 “보건복지부의 해명자료는 여전히 잘못된 내용을 주장하는 것이다”며, 복지부의 공식해명자료에 대해 구체적으로 반박했다.

반면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는 “학회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and/or’ 해석 오류(?)+국제 권고기준 무시(?)vs “해석 오류 및 국제 기준 무시없다
복지부는 ▲WHO 권고와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UN 장애인권리협약 및 해외사례 등을 참고하여, 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과 자·타해 위험이 모두 있어야 입원치료가 가능하도록 개정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WHO 정신보건법 제정 권고의 비자의입원 기준은 “Serious likelihood of immediate or imminent danger ‘and/or’ need for treatment”라고 되어 있다.

이에 대해 TFT는 영어 표현에서 and/or 는 and일 경우와 or 일 경우 한쪽만이라도 만족하면 해당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즉 A and/or B 는 A 또는 B를 의미하면서 그 중에 A와 B가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도 포함한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따라서 자타해위험이나 치료필요성이 각각 있는 경우뿐 아니라 이들이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도 포함한다는 뜻이다.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또는’으로 해야 하며 ‘그리고’라고 하면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TFT는 “이 문장이 and와 or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이라서 인권보호를 위해 and를 선택했다는 복지부의 설명은 영문해석의 오류이다”며, “이는 개정 정신보건법의 핵심 조항이 WHO 기준의 잘못된 해석에 기인하여 졸속으로 만들어졌음을 그대로 인정하는 셈이다”고 주장했다.

UN MI 원칙에도 or로 되어 있고, 다만 “정신질환이 심각하고 판단력이 저하되어 있는 등 치료의 필요성(need for treatment)만을 기준으로 강제입원을 시키는 경우에는 가능하다면, 독립적인 다른 전문가에 의한 판단을 요한다“라고 기술되어 있다. (1991년 UN MI 원칙 16번 참조)

TFT는 “만일 and의 기준을 사용한다면, 이미 입원치료를 요할 정도로 심각한 정신질환을 가졌다고 진단했는데, 그 중에서 자타해 위험이 있는 환자만 입원시킬 수 있다는 것이어서 논리적 모순이다”며, “발병이 명백하여 입원치료가 필요한 많은 환자들을 자타해위험이 생기기 전까지는 치료를 시작조차 하지 못하게 되므로 치료사각지대를 만들고 사회안전망을 위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보건복지부령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 UN 장애인권리협약에는 비자의입원 기준을 자타해 위험으로 제한하라는 언급이 없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TFT는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정신보건법의 인권보호 규정은 더욱 강화되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WHO와 UN 등의 국제 권고기준을 무시하고 대다수 선진국들의 사례를 외면한 채 함부로 치료 대상을 제한하는 핑계로 삼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는 “해석의 오류는 없다”며, “또 학회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단순히 어느 하나를 참고한 것도 아니고, 국제적인 기준은 더 까다롭다”고 반박했다.
 
또  “필요하다면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설명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입원심사기간 축소…“인프라확충이 먼저” vs “단계적으로 확충하겠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 법률에서 계속입원 심사를 6개월마다 받도록 했던 것을 개정 후 입원 초반에는 3개월마다 받고, 이후에 6개월마다 받도록 했다.

또 입원 당시와 마찬가지로 3개월마다 서로 다른 기관에 근무하는 2인(1인은 공공기관에 근무)의 정신과 전문의의 판단을 필요로 한다.

이에 대해 TFT는 “심사기간을 줄인 것 자체를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며, “현재 약 8만명의 입원환자 중 3개월마다 계속 심사를 하게 되면 예상되는 심사건수, 그에 필요한 공공기관 전문의 인력의 정확한 추산과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그 실현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고 주장했다. 

또 “인권보호라는 중대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예산 및 인력확보를 통한 인프라의 확충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복지부 관계자는 “국내 의료시스템이 민간병원과의 협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적절한 수가보상을 통해 민간병원을 지정, 운영할 계획을 검토중이다”며, “앞으로 국공립병원의 인력 증원은 단계적으로 확충해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의사의 개별적 판단…“복지부의 책임 떠넘기기?”vs “정신과 의사 입장에서의 해석”  
복지부는 “응급상황, 야간, 공휴일 등에 입원할 경우에는 행정기관 등의 협력이 필요한 서류를 입원 시까지 갖추기 어려운 점이 있다는 현실 등을 감안하여 예외적으로 입원 직후에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보완가능한 시기는 전후사정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할 사항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TFT는 복지부의 태도가 너무나 안이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유는 행정지침이나 행정적인 유권해석이 법적 판단을 능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실제 지금도 의정부를 비롯한 경기북부지역의 정신과 전문의들이 개별적 판단의 문제로 기소가 되어 재판 중이다.

TFT는 “법적 보호장치가 전제되지 않으면 행적적인 해석은 무의미하며 법제도의 미비 때문에 개별적으로 판단한 사항에 대한 법적 책임은 고스란히 현장에서 근무하는 정신과 전문의에게 지워질 수밖에 없다”며, “해당 처벌 조항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매우 가혹한데도, ‘의사가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할 사항’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복지부 관계자는 “규정을 명확히 하는 것은 정신과 의사입장에서 오히려 더 어려움이 클 수 밖에 없는 것 같아 이같이 해석했다”며, “이는 조금만 생각하면 알 수 있는 내용이다”고 반박했다.

◆입원대란 예고…“수만명 퇴원 내몰려” vs “문제 최소화 위해 노력”  
입원 대란에 대한 입장을 두고도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이 법이 그대로 시행되었을 때 8만여 입원환자 중 수 만명의 입원환자가 아무런 준비도 없이 퇴원으로 내몰리게 된다”며, “이 환자들을 안전하게 수용할 시설과 자원의 부족은 국회법제사법위원회 회의(2016년 5월 17일)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이 ‘큰 문제로 인식하고 방안을 고심 중에 있다’ 고 인정한 부분이다”며, “그러나 현재까지도 시설과 자원의 확충이 전혀 없는 것이 현실이며, 이대로 법이 시행되면 환자의 안전과 치료받을 권리는 물론 사회의 안전망을 흔드는 큰 혼란이 있을 것이 자명하다. 따라서 조속한 법의 재개정과 함께 올바른 시행을 위한 예산과 인력의 확보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복지부는 “행려 환자의 행정입원, 응급입원 등 기존보다 다양한 규정들이 좋아졌고, 이를 잘 활용하면 해결할 부분도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교육도 진행할 것이다”며, “다만 입원 환자에 대해 병원과 사회에서 조금 더 관심을 가질 필요는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또 “기존법안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몇 개월 동안 과도기적인 기간을 통해 문제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법안 시행 이후 추가적인 복지 시스템 확보 등을 통해 법안이 제대로 정착되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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