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어린이병원(이하 달빛병원) 제도에 반발하고 있는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회장 임현택, 이하 소청과의사회)가 대표적인 문제점 6가지를 제시하고 나섰다.
지난 14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갑작스러운 조사에 대해 임현택 회장은 “달빛병원에 방해한 경우는 없다”며, “소청과의사회가 무슨 힘이 있다고 방해했다고 하는지 복지부는 증명을 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또 달빛병원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대표적인 이유로 현장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임 회장은 “소청과의사회에 대한 자문은 물론 소청과 개원병의원에 가서 현장 상황을 확인한 적도 없다”며, “현 제도에 대해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검토하자고 얘기도 했지만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고 얘기했다.
또 “현재 달빛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곳들도 복지부의 직간접적인 압박에 의해 어쩔수 없이 운영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최순실씨 사건과 복지부의 갑질이 동일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소청과 의사회가 제시한 대표적인 문제는 다음과 같다.
◆눈먼돈 빼먹기 사업으로 전락
소청과의사회는 “지난 2014년 8월 시작된 달빛병원은 소청과의사회와 전혀 상의없이 복지부 공무원 몇몇의 뜻대로 책상머리에 앉아서 일방적으로 시작해 수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되어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문제점들로는 ▲사업 시작전보다 오히려 진료시간을 줄인 병원에 거액의 국민 혈세를 지원했다는 점 ▲사업시작 전후 전혀 진료 시간의 변화가 없다는 점 ▲겉으로만 진료시간을 연장하고, 실제로는 진료시간이 끝났다고 진료가 필요한 환자를 자르는 경우 ▲사업 시작 전후 실제로 야간이나 휴일에 전혀 진료시간이 연장되지 않거나 오히려 줄어들었는데도 정부지원금을 타먹는 경우 등이 제시됐다.
임현택 회장은 “이런 상황에 대해 보건복지부 권덕철 보건의료정책실장과 권준욱 공공보건정책관은 시정 조치없이 그대로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소청과 전문의가 아닌 사람이 진료…허울뿐인 제도
달빛병원에서 소청과 전문의가 아닌 사람이 진료했는데도 복지부 응급의료과나 지자체 감독은 전무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정부는 달빛병원의 필수요건이라고 강조한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데도 막대한 예산을 들여 다양한 매체를 통해 어린이 환자에 대해 야간이나 휴일 시간대에 소청과 전문의가 직접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홍보했다는 주장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 소청과의사회가 두차례나 지적하고 나서야 시정된 경우가 있었고, 야간에 소청과 전문의가 아닌 사람이 진료한 경우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소청과의사회는 “복지부 권덕철 보건의료정책실장과 권준욱 공공보건정책관은 적극적인 현장 확인과 야간 휴일 시간대에 어린이 환자들이 소청과전문의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허울뿐인 제도, 무늬만 그럴듯한 제도의 껍데기만 만들어 놓고 사실상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거짓 홍보와 불필요한 사업에 거액의 국민혈세 집행 강행
이런 상황에서도 거짓 홍보와 불필요한 사업에 거액의 국민 혈세 집행을 강행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달빛병원에 대해 국민만족도가 높고, 소청과 전문의들을 국민들에게 파렴치한 집단으로 매도해왔다는 지적이다.
실제 설문조사결과 국민만족도가 높은 항목은 “진료비가 응급실보다 싸다”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소청과의사회는 “환자들에게 무료로 해주면 만족도는 더 높아질 것이며, 설문조사에서 만족도가 형편없었던 병원을 계속 지정해서 거액의 혈세를 퍼주었다”며, “야간과 휴일 시간대 어린이 건강문제의 해결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들의 업적과 승진, 책임회피에만 목을 메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제도 설계 잘못
근본적인 제도 설계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실제 포항홍해병원, 인천한림병원, 포항여성아이병원, 시지열린아동병원 등이 달빛병원 지정 후 얼마 안되는 짧은 시간에 달빙병원을 반납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소청과의사회 방해 때문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제도 자체가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임 회장은 “권덕철 보건의료정책실장과 권준욱 공공보건정책관에게 지적해 왔고, 실현가능한 제도로 다시 설계하자고 얘기해왔지만 전적으로 무시했다”며, “이로 인해 우리 아이들을 부모, 조부모 등을 포함한 아이를 키우는 국민들에게 정부 정책의 신뢰를 그 근본부터 허물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소청과의사회와 소청과 전문의들 대상 일방적 매도
소청과의사회와 소청과 전문의들을 대상으로 일방적인 매도도 해왔다는 지적이다.
임 회장은 “권덕철 보건의료정책실장과 권준욱 공공보건정책관은 소청과의사회와 소청과 전문의들을 그들이 가진 막강한 힘을 휘들러 모든 언론 매체를 동원해 어린이 의료현장 전문가로 대접하는게 아니라 파렴치한으로 매도해왔다”고 주장했다.
또 “달빛병원이 실제로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일선 소청과 병의원에 직접 나와서 현장을 확인하고, 실현가능한 정책을 입안해야 하는데, 현장상황을 하나도 모르는 공무원 몇몇이 책상머리에 앉아서 만든 탁상공론에 불과한 정책을 소청과 전문의들을 노예로 대우하며 강요해왔다”고 덧붙였다.
◆실현가능하고 합리적 제도를 만들자는 소청과의사회 제안 거부
특히 소청과의사회가 일선 진료현장에서 실현 가능한 제도를 만들기 위해 협의를 계속해 나가자고 했지만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실현 불가능한 제도를 강행하며, 따를 것만 강요했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소청과의사회를 의료법인화하여 개별 개원소청과병의원들을 소청과의사회 의료법인 산하에 두어 의사 근무시간과 인력배치 등을 합리적으로 운영하여 야간과 휴일에 발생하는 어린이 건강문제가 해결되도록 하는 안을 가지고 복지부 장관 면담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권덕철 보건의료정책실장과 권준욱 공공보건정책관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밝혔다.
또 “의료현장 전문가인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깡그리 무시하고, 자신들의 정책실패를 마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의 잘못인 것처럼 매도하고, 공정위조사까지 의뢰한 보건복지부 권덕철 보건의료정책실장과 공공보건정책관 권준욱을 즉각 파면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소청과의사회는 공정위 조사의뢰자에 대해 무고혐의로 본격적인 법적 대응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