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8월 1일부터 암을 포함한 4대 중증질환의 보장성 강화 일환으로 ‘다학제통합진료료(Multidisciplinary Care Sevice)’를 신설, 제도화했다. 그렇다면 지난 1년간 다학제 통합진료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환자들의 호평속에 제도적 미비점과 각종 제한점들로 인해 활성화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북삼성병원 종양혈액내과 이윤규 교수는 지난 21일 서울대학교치과병원 대강당에서 개최된 다학제 암진료를 위한 유관학회 공동심포지엄에서 ‘다학제 진료의 전국적 현황’이라는 발표를 통해 다학제 통합진료의 급여 시행 후 각 병원에서 어떻게 시행되고 있는지를 제시했다.
이윤규 교수는 지난 2014년 10월부터 2015년 1월까지 한국임상암학회 지원을 받아 대한방사선종양학회, 대한병리학회, 대한영상의학회, 대한종양외과학회, 한국임상암학회, 대한폐암학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66% “다학제 통합 암진료 시행”
그 결과 전체 242명의 의료진이 설문지를 완성하였으며, 66%가 “현재 해당병원에서 다학제 통합 암진료를 시행한다”고 답해 “안한다”(34%)보다 약 2배 많은 것으로 나타나 많은 병원에서 현재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다학제 통합진료는 대부분(96%) 진단 후 치료계획을 수립할 때 열고 있으며, 내과(98%), 외과(93%), 영상의학과(93%), 방사선종양학과(86%), 병리과(66%)가 참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전공의나 전임의 등의 trainee가 참여하는 경우는 13%로 매우 드물었다.
이 교수는 “다학제 통합진료가 다양한 과의 principle이 부딪치면서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방법을 제공해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본다면 전공의 또는 전임의에게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여 직간접적인 배움의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대부분 주치의가 최종결정, 61% ‘정기적 모임’
또 86%가 다학제 통합진료 팀을 이끄는 리더가 있었고, 61%가 정기적 모임을 가지지만 병원별 케이스수에 따라 매주 1번(37%), 그보다 더자주(16%) 모임을 갖는 경우가 많았다.
다학제 통합진료를 하다보면 각 과의 입장이 반영된 2개 이상의 의견이 나올 수 있다.
이럴 경우 66%가 현재 환자를 주로 책임지고 있는 주치의가 최종 결정을 하며, 18%는 리더가, 15%는 다수결로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0%는 다학제 통합진료의 결정 또는 권고사항이 강제성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대부분 다학제 의견에 따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학제 의견을 따랐는데 나중에 문제가 생겨서 환자가 이에 대해 법적책임을 묻겠다고 하면 과연 누가 가장 책임이 크다고 생각할까?라는 질문에는 1/3이상이 공통의 책임이라고 답했지만 39%는 가장 많은 경우가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해당 주치의 책임이 가장 막중하다고 답했다. 16%는 병원에서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고 대답했다.
◆의료진 91% 보통이상 만족…개선점도 많아
다학제 통합진료에 대해 의료진 91%가 보통이상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매우 만족스럽다고 대답한 경우는 15%, 비교적 만족하는 경우는 32%로 조사됐다.
이 교수는 “암환자 치료에서 다학제 통합진료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재 다학제 통합진료 급여체계에서 가장 개선해야 하는 부분으로 56%가 “급여액을 더 인상해야 한다”, 42%가 “입원환자까지 포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0%가 3개과만 참여해도 급여가 가능하도록 산정기준을 개선해야 한다“, 27%가 ”산정횟수를 늘려야 한다“ 순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12%는 “상급종합병원 및 원자력의학원으로만 되어 있는 기관 규정이 가장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진료를 제공하면서 형식상 2차 병원인 곳들은 다학제 통합진료비를 신청할 수 없기 때문에 여러 가지 형평성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며 “현재 보험급여 시행 초기임을 감안하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지속적인 의견개진을 통해 보다 나은 제도로의 개선이 필요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호성 이사장은 “암 환자들을 위해 가장 바람직한 진료체제와 지원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논의와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환자의 가장 적합한 치료를 위해 전문가들이 모인다는 자체에 의미가 있는 만큼 현실적인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 다학제 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해결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다학제위원회 김영우 위원장(국립암센터)은 “다학제 진료수가에 비해 의료진의 노력과 시간, 지원 인력, 기반 시설 등 필요한 부분은 절대적으로 많은 것이 사실이다”며 “다학제 암진료에 있어 지원 방법은 충실히 이행한 의료기관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의 변화도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