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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의사가 전하는 아프리카 에볼라의 실상 - 올해 연말까지는 에볼라 유행 이어질 것으로 전망
  • 기사등록 2014-09-05 01:01:47
  • 수정 2014-09-05 01: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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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한국인 의사가 우리 방역당국에 보낸 편지는 에볼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아프리카의 실상을 여과없이 잘 보여줘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 편지는 지난 3일 서울시 시민청에서 열린 28차 ‘뉴스와 셀럽이 있는 식품과 건강 포럼’(뉴셀럼)에 강연자로 참석한 질병관리본부 김영택 감염병관리과장에 의해 공개됐다.(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주최) 

이 편지는 “에볼라에 감염된 아이를 안고 어머니가 방역당국과 마을주민들 감시를 피해 용하다는 주술사를 찾고 있다”로 시작된다.

아이의 엄마도 에볼라에 감염된 상태라고 했다.

편지를 쓴 의사는 “며칠 후면 (엄마도) 아이처럼 혈변을 보고 출혈성 반점이 생기고 코피가 나고 의식이 혼미해지고 죽음이 가까워지는 증상들이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아이 엄마가 병원 대신 주술사에게 가는 이유도 설명했다. 

“병원에 가면 치료는 해주지 않고 전파를 막는다고 가두기만(격리) 하기 때문이다. 엄마까지도 (가둔다). 혹시나 하는 주술도 못하게 해 (엄마와 아이는) 절망에 빠진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한국 연락관(national focal point)인 김 과장은 이 자리에서 “올 3월22일 이후 지난달 28일까지 아프리카 4개국에서 에볼라 환자가 3069명이 발생해 그중 1552명이 숨졌다(치사율 약 50%)”며 “환자가 한창 많이 발생할 때는 WHO가 일(日) 단위로 환자수를 집계했으나 지금은 상황이 약간 나아져 주(週) 단위로 환자수를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과장은 “에볼라 환자의 치사율이 과거보다는 낮아졌으나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기니 66%, 라이베리아 50%, 시에라리온 41%, 나이지리아 35%)”며 “과거의 에볼라 유행은 6개월이면 끝났으나 이번엔 올 연말까지 1년은 이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인 의사의 편지엔 “다행히 살아났다고 해도 죽기는 마찬가지”란 대목이 나온다.

“에볼라에 걸린 사실이 동네에 알려지면 나았어도 상대를 안 해주고 음식을 살 수 없어 굶어 죽는다”는 것이다. “거리를 함부로 다니면 돌에 맞아 죽는다. 자신을 에볼라 (환자)라고 밝히는 일은 자살이나 마찬가지다.”

편지엔 또 아프리카의 병원들이 에볼라 환자를 치료하지 못하는 이유도 나온다.

“백신이나 항(抗)바이러스제가 없지 치료법이 없는 게 아니다. 혈소판만 제대로 주면 다 죽지 않는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아프리카가 아니었다면 실제 치사율은 다른 바이러스성(性) 출혈열과 비슷할지 모른다. 한국에도 이런 병들이 있다. SFTS(‘살인 진드기’라고도 불리는 중증 열성 혈소판감소증후군)이나 신증후군 출혈열(유행성 출혈열) 등. (문제는) 아프리카엔 혈소판 성분 수혈이 가능한 병원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뉴셀럼’에서 김 과장은 “에볼라 환자에게 혈소판을 주사하고 증상 완화 치료(대증 치료)를 하는 것이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 알려진 ‘지맵(ZMapp)’을 투여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편지엔 아프리카에서 에볼라 환자에게 혈소판을 주사하지 못하는 이유도 언급돼 있다.

“안정적이고 안전하게 헌혈과 혈액을 관리할 사회보건체계가 미비하다. 5일 안에 사용해야 하는 혈소판을 응고되지 않게 보관하는 시설과 장비와 안정적 전력도 부족하다. 에볼라처럼 혈소판이 필요한 환자를 치료하려면 감염이 차단되는 중환자실이 필요한데 이것도 거의 없다. 그래서 특별한 의료시설과 자원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주사제 같은 치료법이 구세주다.”

그는 “일부 사회에선 (감염병 전파를 우려해서) 아프리카 사람들을 터부시한다고 들었다”며 “아프리카인은 죄가 없으며 이들을 위해 기도ㆍ관심ㆍ지원을 해달라”고 편지를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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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올 8월 하순 나이지리아의 라고스 풍경.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 기업 출입구에서 직원들의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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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이지리아 지정 의료기관(Mainland Hospital) 병동과 원내약국.

정부가 에볼라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고 아프리카 지역 거주 교민들의 안전을 살피기 위해 8월 15일 나이지리아 라고스에 파견한 ‘에볼라 현지 대응팀’이 촬영한 사진이다.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 1명, 국립중앙의료원 소속 감염내과 전문의 1명, 외교부 신속대응팀 2명 등 총 4명으로 구성된 에볼라 현지 대응팀은 유럽을 거쳐 나이지리아 라고스에 들어갔다가 22일 귀국했다.

[편지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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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에 감염된 아이를 안고 어머니가 방역당국과 마을주민들 감시를 피해 용하다는 주술사를 찾고 있죠. 당연히 엄마도 아이로부터 감염되었죠. 몇 일 후면 아이처럼 혈변을 보고 출혈성 반점이 생기고 코피가 나고 의식이 혼미해지고 죽음이 가까워지는 증상들이 생기겠죠.

왜 병원에 안가냐구요? 병원에 가면 치료는 해주지 않고 전파를 막는다고 가두기만 하기 때문이죠. 엄마까지도. 혹시나 하는 주술도 못하게 절망하도록 만들죠.

다행히 나았다고 해도 죽기는 마찬가지에요. 에볼라병에 걸렸다는 사실이 동네에 알려지면 나았어도 상대를 안 해주고 음식거리를 살 수도 없어 굶어 죽어요. 거리를 함부로 다니면 돌에 맞아 죽어요. 자신을 에볼라 라고 밝히는 일은 자살이나 마찬가지에요.

병원이 왜 치료를 못 하냐구요?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가 없지 치료법이 없는 게 아니죠.

혈소판만 제대로 주면 다 죽지 않아요. 살수 있죠. 아마도 아프리카가 아니었다면 실제 치사율은 다른 바이러스성 출혈열과 비슷할 지 몰라요. 우리나라에도 이런 병들이 있어요. SFTS, 신증후군출혈열 등등. 아프리카엔 혈소판 성분수혈이 가능한 병원이 거의 없죠.

왜 없냐구요? 일단 안정적이고 안전하게 헌혈과 혈액을 관리할 사회보건체계도 미비하고, 5일 안에 사용해야 하는 혈소판을 응고되지 않게 보관하는 시설과 장비와 안정적 전력도 부족하죠.

에볼라병처럼 혈소판이 필요한 환자를 치료하려면 감염차단이 되는 중환자실이 필요한데 이것도 거의 없죠.

그래서 특별한 의료시설과 자원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주사제 같은 치료법이 구세주죠? 병원이 사람을 살릴 수 있다고 알려지면 환자가 병원에 찾아오고 방역조치도 따르겠지만 지금은 가면 죽는 거에요. 어차피 죽을 거라면 주술사에게라도 가야죠. 인종에 상관없이 부모라면 자신의 목숨은 도외시하면서도 자식을 살릴 길을 찾는 거죠. 그러면서 감염병은 더 확산되고, 진짜 악순환이죠.

누구 잘못이죠. 이런 아프리카를 만든 원인들이 있을 텐데. 환자들은 정말 아니고. 결과는 비참한데.

그런데 좀 사는 나라들의 대부분은 아니지만 일부 사회에서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터부시하는 등 감염병 전파를 걱정해서 그런다고 하지만 부적절한 반응들이 있죠.

그들이 무슨 죄가 있어서… 모두 기도와 관심과 지원을 해주세요. 아프리카 사람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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