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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2천명 증원’ 결정은 서울고등법원으로…정부-의사들 공방 치열 - 의료현안협의체·보건정책심의위, 정원 배정심사위원회 등
  • 기사등록 2024-05-11 05: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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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의료계가 ‘의대 2천명 증원’에 대한 자료를 서울고등법원에 제출하면서 최종결정만 남았다.


서울고등법원은 의료계가 의대 2천명 증원·배분 결정의 효력을 멈춰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의 항고심에 대해 5월 중순까지 결정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의료계 모두 재판부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제출한 자료는 ▲의료현안협의체, ▲보건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정원 배정심사위원회(배정위) 등 3대 회의 자료이다.


반면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를 비롯한 의료계 주요 단체들은 탄원서 및 참고자료 등을 제출했다. 

끝 보이지 않는 의정갈등끝 보이지 않는 의정갈등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의료현안협의체 28차례 회의…증원 두고 진실은?  

보건복지부와 의협은 지난 2023년 1월 의료현안협의체를 출범했다.


지난 2020년 정부와 의협 간 합의에 따라 의사인력 확충 등을 포함한 의료 현안 전반을 논의하기 위해 구성됐다.


복지부에 따르면 28차례에 걸쳐 협의체가 진행되는 동안 의사가 부족한 현실과 의대 증원의 필요성 등을 누누이 얘기했지만 의협은 “의사 수가 부족하지 않다”라는 주장만 반복하면서 좀처럼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1월 의협에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반면 의협은 “의대 증원 규모 2천명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라며, “실질적인 논의가 없었다.”라고 반박한다.


의협 임현택 회장은 “28차례 회의 어디에서도 ‘2천명 증원’ 얘기는 없었다. 이는 의대 증원 과정이 얼마나 근거 없이 정치 논리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는지 알 수 있는 반증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래픽] 2025학년도 의대 입학정원 증원 논의 기구(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보정심, 증원 규모 결정두고 논란 

보정심은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라 보건의료에 관한 주요 정책을 심의한다.


환자단체·소비자·노동자 등이 추천하는 수요자 대표, 의료단체가 추천하는 공급자 대표, 보건의료 전문가, 정부 위원 등이 참여한다.


복지부에 따르면 의대 정원 논의를 의사단체와만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따라, 각계 의견을 두루 수렴할 수 있는 보정심에서도 의대 정원 논의를 했다는 설명이다.


복지부는 지난 2월 6일 복지부 장관 주재로 보정심 회의를 열고 2025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의대 입학정원을 2천명 늘리기로 결정했다. 모두 25명이 참석했다.


복지부는 이 회의에서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해 의대 2천명 증원을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의료계는 이에 대해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의대 증원 찬반 여부, 증원한다면 몇 명을 증원할 것인가 등에 대한 치열한 논의와 표결 등을 거쳐서 2천명이라는 숫자가 결정됐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2035년 의사인력 1만 5,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의사 수 확충을 위한 의견을 수렴했고, 이를 토대로 정부가 증원 규모를 최종 결정한 것으로 ‘정책적 결정’이라는 것이다.


한편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23년 8월부터 보정심 산하에 ‘의사인력 전문위원회’를 꾸려 의사인력 확대 정책 등을 논의했다. 보정심 회의는 총 3차례(2023년 2회, 올해 1회), 의사인력전문위원회는 총 9회 개최됐다.


◆배정위 결정 두고도 논란 

정부가 늘리기로 한 2천명의 의대 정원을 전국 32개 대학에 배정하는 과정에서는 교육부가 배정심사위원회를 꾸려 심사했다.


교육부는 3월 4일까지 의대를 운영하는 전국 40개 대학을 대상으로 2025학년도 정원 증원 신청을 받았는데, 당시 이들 대학은 모두 3천401명의 정원을 늘려달라고 신청했다.


이후 교육부는 교육계와 의료계 전문가들로 배정위를 꾸리고 같은 달 15일 첫 회의를 열었다.

다만 배정위 참여 인원과 신상, 첫 회의 후 회의 일정·장소, 논의 내용 등은 철저히 비공개로 유지됐다.


주요 의사단체들은 배정위 첫 회의 이후 5일 만에 의대별 증원 배분을 공개하면서 제대로 된 심사가 이뤄졌겠느냐는 비판을 했다.


전의교협은 “복지부와 교육부는 공정하고 과학적이며 수없이 많은 의료 전문가가 검토하고 만들었다는 수천장의 자료와 회의록을 명명백백히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재판부, 3가지 결정 중 선택은? 

재판부는 이날 정부 측이 제출한 자료와 기존 제출된 증거, 각종 의견서 등을 종합해 집행정지에 대한 판단을 내리게 된다. 


재판부에는 양측의 의견서뿐 아니라 증원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대한의사협회와 의대학장·학생협회·학부모 등의 탄원서도 도착했다.


재판부의 선택지는 집행을 정지하는 ‘인용’, 정지 신청을 물리치는 ‘기각’, 소송 요건이 되지 않는다는 ‘각하’ 등 3가지다.


이 사건의 1심을 맡은 서울행정법원은 ‘신청인 적격’을 인정할 수 없다며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각하’ 결정을 했다.


증원 처분의 직접 상대방은 각 대학의 학장이며, 이 사건의 신청인인 의대생·교수·전공의·수험생은 의대 증원·배정 처분에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법률상 이익이 없다는 측면에서다.


하지만 항고심 재판부는 지난 4월 30일 심문에서 “원고(신청인)적격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이런 국가의 결정은 사법적으로 심사·통제할 수 있다는 것에 의문이 있다.”라며 여지를 뒀다.


만일 재판부가 신청인 적격이 있다고 판단한다면, 구체적으로 집행정지가 필요한지 여부를 심리해 인용·기각 결정을 하게 된다.


법리상 집행정지는 ‘신청인의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 발생 우려’와 ‘공공복리에 대한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를 고려해 판단한다.


재판부는 지난 4월 30일 심문에서 정부 측에 “10일까지 (증원 근거를) 제출하면 그 다음주에 결정하겠다.”라고 예고한 만큼, 늦어도 17일까지는 판단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한편 약 3개월간 이어지고 있는 의정 갈등이 이번 법원 결정에 따라 완전히 다른 상황이 될 수 있어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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