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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낙태죄 관련 입법개선 절차 착수…연말까지 개정 필요 - 헌재 결정에 따라 형법·모자보건법 등 개선
  • 기사등록 2020-10-08 00: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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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오는 12월 31일까지 형법상 낙태죄를 개선하라는 헌법재판소의 주문에 따라 낙태 허용규정 신설과 함께 사회적·제도적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후속조치를 추진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형법과 모자보건법 입법개선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형법
▲처벌·허용 규정 일원화

기존 모자보건법상 낙태 허용요건을 형법에 확대 편입, 처벌조항과 허용요건을 형법에 함께 규정함으로써 국가가 낙태를 전면적·일률적으로 금지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시했다.
낙태죄 관련 현행 법체계는 처벌조항을 규정한 형법과 임신 24주 이내 처벌 제외 요건을 규정한 모자보건법으로 이원화되어 있지만, 형법 개정안은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취지에 따라 ‘낙태의 허용요건’ 조항(안 제270조의2)을 신설해 처벌·허용 규정을 형법에 일원화하고, 기존 모자보건법상 허용사유에 더해 사회적·경제적 사유를 추가 규정함으로써 낙태죄 조항(현행 형법 제269조 제1항, 제270조 제1항)의 위헌적 상태를 제거하도록 했다.

[헌재 2017헌바127 결정, 헌법불합치의견(4인) 中] 자기낙태죄 조항과 의사낙태죄 조항의 위헌성은 모자보건법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결정가능기간 중에 다양하고 광범위한 사회적․경제적 사유로 인하여 낙태갈등 상황을 겪고 있는 경우까지도 예외 없이 전면적․일률적으로 임신의 유지 및 출산을 강제하고, 이를 위반하여 낙태한 경우 형사처벌함으로써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점에 있는 것이고,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하여 낙태를 금지하고 형사처벌하는 것 자체가 모든 경우에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런데 자기낙태죄 조항과 의사낙태죄 조항에 대하여 각각 단순위헌결정을 할 경우 임신기간 전체에 걸쳐 행해진 모든 낙태를 처벌할 수 없게 됨으로써 용인하기 어려운 법적 공백이 생기게 된다.

▲허용기간·사유 차등 규정
임신한 여성의 임신유지·출산여부에 관한 결정가능기간을 ‘임신 24주 이내’로 설정하고, 다시 이를 임신 14주・24주로 구분하여 허용요건을 차등 규정했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일정한 사유(①임부나 배우자의 우생학적ㆍ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 전염성 질환, ②강간ㆍ준강간에 의한 임신, ③근친관계 간 임신, ④임부 건강 위험)가 있을 경우에만 임신 24주 이내에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현행 모자보건법 제14조, 제28조, 동법 시행령 제15조)
이번 형법 개정안은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를 충분히 반영해 임신 14주 이내에는 일정한 사유나 상담 등 절차 요건 없이 임신한 여성 본인의 의사에 따라 낙태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헌재 2017헌바127 결정, 헌법불합치 의견(4인) 中] 입법자는 위 조항들의 위헌적 상태를 제거하기 위해 낙태의 형사처벌에 대한 규율을 형성함에 있어서, 결정가능기간을 어떻게 정하고 결정가능기간의 종기를 언제까지로 할 것인지, 태아의 생명 보호와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의 실현을 최적화할 수 있는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결정가능기간 중 일정한 시기까지는 사회적·경제적 사유에 대한 확인을 요구하지 않을 것인지 여부까지를 포함하여 결정가능기간과 사회적․경제적 사유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조합할 것인지, 상담요건이나 숙려기간 등과 같은 일정한 절차적 요건을 추가할 것인지 여부 등에 관하여 앞서 우리 재판소가 설시한 한계 내에서 입법재량을 가진다.
[단순위헌 의견(3인) 中] 태아가 덜 발달하고, 안전한 낙태 수술이 가능하며, 여성이 낙태 여부를 숙고하여 결정하기에 필요한 기간인 임신 제1삼분기(first trimester, 대략 마지막 생리기간의 첫날부터 14주 무렵까지)에는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최대한 존중하여 그가 자신의 존엄성과 자율성에 터 잡아 형성한 인생관·사회관을 바탕으로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하여 숙고한 뒤 낙태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중략)... 따라서 심판대상조항들 중 적어도 임신 제1삼분기에 이루어진 낙태에 대하여 처벌하는 부분은 그 위헌성이 명확하여 처벌의 범위가 불확실하다고 볼 수 없고, 또한 임신 제1삼분기에 이루어지는 낙태의 처벌 여부에 대하여는 입법자의 입법재량이 인정될 여지도 없으므로, 헌법불합치결정의 필요성 내지 불가피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또 임신 15∼24주 이내에는 기존 모자보건법상 사유 및 헌법재판소 결정(헌법불합치・단순위헌 의견)에서 명시한 사회적·경제적 사유가 있는 경우 낙태가 가능하도록 했다.

▲절차적 허용요건 설정
△낙태방법을 ‘의사가 의학적으로 인정된 방법’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 사회적·경제적 사유에 의한 낙태의 경우 상담 및 숙려기간을 거치도록 했다.
안전한 낙태를 위해 현행과 같이 시술자를 의사로 한정하고, 의학적으로 인정된 방법으로 낙태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여성의 자기결정권 침해 비판이 있었던 기존 ‘모자보건법’상 배우자 동의 요건은 삭제했다.
태아의 생명 보호와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의 실현을 최적화하기 위해 임신 24주 이내 사회적・경제적 사유에 의한 낙태의 경우 모자보건법에서 정한 상담 및 24시간의 숙려기간(상담·숙려기간을 거친 경우 사회적・경제적 사유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여 입증 관련 논란 방지)을 거치도록 했다.

[헌재 2017헌바127 결정, 헌법불합치의견(4인) 中] 임신한 여성이 결정가능기간 중에 낙태갈등 상황에 처했을 때 전문가로부터 정신적 지지와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으면서 충분히 숙고한 후 임신 유지 여부에 대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함과 아울러 임신ㆍ출산ㆍ육아에 장애가 되는 사회적ㆍ경제적 조건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태아의 생명 보호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중략)... 태아의 생명 보호와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의 실현을 최적화할 수 있는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결정가능기간 중 일정한 시기까지는 사회적·경제적 사유에 대한 확인을 요구하지 않을 것인지 여부까지를 포함하여 결정가능기간과 사회적․경제적 사유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조합할 것인지, 상담요건이나 숙려기간 등과 같은 일정한 절차적 요건을 추가할 것인지 여부 등에 관하여 앞서 우리 재판소가 설시한 한계 내에서 입법재량을 가진다.


◆모자보건법
▲자연유산 유도약물 허용

약물이나 수술 등 의학적 방법으로 시술방법을 구체화하여 시술방법의 선택권을 확대했다.
▲사회적 상담 지원
중앙 임신·출산지원기관을 설치, 원치 않은 임신의 인지나 아동유기 등 위기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긴급전화 및 온라인 상담 등을 제공한다.
보건소와 비영리법인 등(보건복지부장관 또는 시·도지사 지정)에 임신·출산 종합상담기관을 설치·지정하여 임신여성과 가족에게 정서적 지지, 지원정책 정보제공 등 임신의 유지 여부에 관한 사회·심리적 상담을 제공하고, 임신의 유지·종결에 관한 상담사실확인서를 발급할 수 있도록 했다.
▲세부적 시술절차 마련
인공임신중절에 관한 의학적 정보 접근성 보장과 반복적인 인공임신중절 예방을 위해 의사에게 시술방법, 후유증, 시술전·후 준수사항 등 시술 전 충분한 설명 의무를 두고 본인 서면동의 규정을 마련했다.
심신장애의 경우 법정대리인 동의로 갈음할 수 있으며 미성년자는 보호자 동의 대신 상담사실확인서 등으로 시술할 수 있도록 했다.
만 16세 이상의 경우 미성년자가 법정대리인의 동의받기를 거부하는 등 불가피한 경우 상담사실확인서만으로 시술할 수 있으며, 만 16세 미만은 법정대리인의 부재 또는 법정대리인에 의한 폭행·협박 등 학대로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을 수 없는 경우 이를 입증할 공적자료와 임신·출산 종합상담기관의 상담사실확인서 등으로 시술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의사의 개인적 신념에 따른 인공임신중절 진료 거부를 인정하고, 여성의 시술접근성 보장을 위해 의사는 시술요청 거부 즉시 임신유지 여부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임신·출산 상담기관을 안내하도록 했다.
▲원치 않는 임신 예방 등 지원
국가와 지자체는 피임교육 및 홍보, 인공임신중절 관련 실태조사 및 연구, 국민의 생식건강 증진사업(월경 건강, 생식기 질환 예방, 임신·출산에서의 건강보호 및 의료서비스 지원 등) 등을 추진한다.


정부는 “약사법 개정을 통해 형법과 모자보건법에서 허용하는 의약품에 대해 낙태 암시 문구나 도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해당 의약품의 안전사용 시스템 구축, 불법사용 방지 등 필요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할 예정이다”며, “자연유산유도 의약품 허가를 신청받고 필요한 경우 허가 신청을 위한 사전상담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 “10월 7일 입법예고를 시작으로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등을 거쳐 정부입법안을 신속히 국회에 제출하는 동시에 국회에서의 원활한 논의를 적극 지원해 연내 법 개정이 완료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메디컬월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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