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대책특별위원회(이하 한특위)가 한약 조제내역서 발급 의무화 및 한의사의 마황 사용 규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특위는 지난 10월 27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한 프로야구 선수의 도핑방지규정 위반 사실에 대한 발표를 했으며, 이는 한약의 조제내역서 발급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선수는 한 시즌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36경기 출장정지의 중징계에 처해졌다.
한특위는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되지도 않은 한약과 한의사의 부주의로 인해 한창 발전해야 할 20살의 어린 선수가 오랜 기간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실제 이번 도핑테스트에서 적발된 성분은 에페드린으로 한약재 마황의 주성분이다.
선수 측은 여드름 치료를 위해 한약을 복용하였다고 하며 담당 한의사에게 금지약물이 포함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고, 처음 처방 때에는 마황이 들어있지 않은 한약을 받았지만, 두 번째 처방 때에는 마황이 들어가 도핑에 적발되었다고 해명했다.
마황은 심장마비, 뇌졸중, 부정맥에 의한 사망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약초로 알려져 있으며, 2003년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선수 스티프 베클러가 마황 함유 건강식품을 복용하다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미국 FDA는 2004년부터 건강보조식품의 마황 사용을 금지시켰고 그 이후에는 마황에 의한 부작용 및 사망환자의 발생이 급격히 줄었다.
한특위는 “마황의 위험성과 도핑 규제는 스포츠의학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들에게는 상식이기에, 한약에 어떤 한약재가 포함되었는지 조제내역서만 발행되었다면 팀 주치의에 의해 충분히 예방이 가능했던 일이다”며, “현재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의 다이어트 한약에 마황이 사용되고 있지만 다이어트 한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은 마황뿐 아니라 다른 어떤 약재가 들어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기에 부작용이 발생해도 그 원인을 알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을 방치한다면 사망사고의 위험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일이다”며, 한약의 조제내역서 발급 의무화 및 마황의 허용 용량과 투약기간의 엄격한 관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