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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들 월평균5.5회 결식…10곳 중 8곳 이상 “인력부족” - 보건의료노조, 설문조사결과 발표…폭언, 폭행, 성희롱, 성폭력 심각
  • 기사등록 2015-08-16 12:59:19
  • 수정 2017-02-02 16: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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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종사자들의 노동여건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유지현, 이하 보건의료노조)이 지난 4월~5월 83개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보건의료노동자 1만 8,62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법정노동시간보다 5.1시간 더 근무…법적기준 보상은 18.1%만 부합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간근무자의 1일 평균 근로시간은 9.7시간, 저녁근무자의 1일 평균 근로시간은 9.1시간인데 비해 밤근무자의 1일 평균 근로시간은 무려 13.1시간으로 법정 노동시간인 8시간보다 무려 5.1시간이나 많았다.

이렇게 법정노동시간을 뛰어넘어 장시간노동이 만연해 있는데도 불구하고 법적 기준에 부합하는 보상은 18.1%에 불과했다.

◆국내 임노동자 평균 노동시간보다 주당 7.9시간 더길어
이번 조사 결과 병원노동자들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10.6시간이고,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49.8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임노동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 41.9시간에 비해 주당 7.9시간 더 길며, 연간 노동시간으로 환산할 경우 2589시간으로 주 40시간제에 따른 연간 노동시간 2080시간보다 연간 509시간이나 더 일하고 있는 셈이다.

2015년 3월 현재 우리나라 전체 임금노동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이 2004년 3월 47.8시간에서 2015년 3월 41.9시간으로 감소하는 추세와 달리 병원노동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2008년 45.8시간, 2009년 46.2시간, 2010년 46.4시간, 2011년 46.6시간, 2012년 46.6시간, 2013년 46.9시간, 2014년 48.9시간, 2015년 49.8시간으로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2004년 하루 8시간 주40시간제가 시행된 이후 10년이 흘렀지만 병원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은 법정 노동시간을 훨씬 뛰어넘어 여전히 장시간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확인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10명 중 8명 “인력이 부족하다”
병원노동자들의 장시간노동은 인력부족이 원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명 가운데 8명(80.5%)이 “인력이 부족하다”고 답변했다.

부서 및 근무지에서 어느 정도 인력이 부족한지를 묻는 질문에는 현재 인력에 비해 평균 2.5명(11.3%)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병원의 인력부족은 건강악화(65.7%), 업무스트레스(54.2%), 질병위험 노출(67.6%), 휴가미사용(67.5%) 등 병원노동자의 노동조건 악화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의료서비스 질 하락(81.1%), 친절 서비스 미흡 (80.6%), 의료서비스 미제공(74.1%), 의료사고 노출 경험(47.4%) 등 환자안전과 의료공공성, 의료서비스의 질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인력 부족으로 인한 노동조건 악화 문제 의견(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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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만족도 45점…10명 중 6명 이상 “이직고려중”
장시간노동과 인력부족은 병원노동자들의 직장생활 불만족도를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결과 직장생활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45점에 불과했고 노동시간 및 노동강도는 37.5점으로 가장 낮았다.

2015년 병원노동자들의 평균 근속기간은 9년에 불과했고, 간호사의 평균 근속기간은 이보다도 짧은 7.4년에 불과했다. 이러한 열악한 근로조건과 낮은 직장생활 만족도는 높은 이직의도로 나타나고 있다.

2015년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2014년 54%보다 무려 8%나 증가한 62%에 이르렀다.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 이유로는 절반 가량이 ‘직무불만&노동강도 등 일이 힘들어서’(49.3%)라고 응답했고, 다음으로 ‘낮은 임금 수준’(14%)과 ‘결혼출산육아, 가족연고 이전’(14.7%) 등이 뒤를 이었다.

보건의료노조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병원업무의 특성상 전문성과 숙련성, 연속성과 책임성이 필요한데도 이렇게 근속년수가 짧고, 이직의도가 높은 것은 그만큼 병원노동자의 근무조건이 열악하다는 것을 반증해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환자안전과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에도 적신호가 켜졌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림] 인력 부족으로 인한 의료서비스 질 하락 문제 의견(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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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는 물론 밥도 제대로 못먹는다”…월평균 5.5회 ‘결식’ 
병원노동자들은 인력부족으로 인해 휴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밥조차 제대로 먹지 못한 채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4년 연차사용률은 66.2%(17.6일 중 11.6일 사용)에 불과했고, 근로기준법상 연차 사용은 허가제가 아닌 사전 통보제임에도 불구하고 연차휴가가 강제지정(12.4%)되거나 반 강제지정(43%)되고 있었다.

간호사의 경우 1일 식사시간 및 휴게시간은 30.2분이고, 아예 밥을 먹지 못하고 결식하는 날도 월 평균 5.5회였다.
 
이는 “간호사들은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마신다”고 하는 병원 현장의 얘기가 현실로 확인된 셈이다.

◆여가시간 활용…잠자기>집안일하기 순
장시간노동과 인력 부족은 병원노동자의 피로도를 높이고, 정상적인 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병원노동자들의 여가시간 활용 1순위는 ①잠 자기 32.5% > ②집안 일 하기 24.6% > ③TV 시청, 게임 9.9% > ④자녀와 함께하기 8.7% > ⑤문화생활 7.4% 순이었다.

잠자기, 집안일 하기 등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취미생활(3.7%), 자기개발(3.9%), 영화·공연 관람(6.7%) 등은 매우 낮았다.

◆병원노동자 절반 폭언 경험…약 10%는 성희롱 경험도 
병원노동자들은 환자, 보호자, 의사 등으로부터 폭언, 폭행, 성희롱 등 불쾌한 언행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병원 노동자 10명 중 5명(49.8%, 8,694명)이 폭언을 경험한 바 있고, 폭행(7.8%, 1,270명), 성희롱(9.6%, 1,556명), 성폭력(0.4%, 62명) 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노동자들이 경험한 폭언의 당사자는 주로 환자(33.4%)와 보호자(29.4%)였고, 의사(16%)와 상급자(14%)도 있었다. 환자로부터의 ‘폭행’(5.4%, 990명)이나 ‘성희롱’(5.3%, 994명)도 매우 심각한 상황이었다.

폭언, 폭행, 성희롱과 같은 불쾌한 언행을 겪은 상태에서 적절한 휴식을 보장받은 비율은 4.6%(677명)에 불과했고, 대부분 “혼자 그냥 참고 넘어가거나”(폭언폭행 86.2%, 성희롱 51%), “주위 도움을 요청”(폭언폭행 49.2%, 성희롱 43.5%)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노동조합 및 고충처리위원회(폭언폭행 14.1%, 성희롱 24.6%)나 법적인 대응(폭언폭행 10.9%, 성희롱 20.9%)과 같은 공식적으로 해결하는 경우는 20%에 불과했다.

[그림] 불쾌한 언행 유경험 및 가해자 : 폭언, 폭행, 성희롱(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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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노동 수행 80% 이상
병원노동자들의 감정노동(emotional labour) 수행정도도 아주 높았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감정노동 수행 80% 이상’이 28%나 되었고, ‘업무 소진 80% 이상 증상’이 13.1%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감정노동 수행 의견(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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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노동자들은 환자 및 보호자를 대할 때 솔직한 감정을 숨기고 일하거나(71.5%), 자신의 기분과 상관없이 웃거나 즐거운 표정을 짓고(67.2%), 환자 및 보호자를 응대할 때 실제 기분이 되도록 노력(54.8%)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 병원노동자들의 소진(탈진, burn-out)도 심각했다.
 
현재 본인의 업무가 병원 내방자/내원자(환자-보호자)를 대상으로 하기에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40.4%나 되었고, 환자나 보호자를 상대하는 현재 업무가 좌절감(25.1%)과 지겨움(24.3%)을 주고 있다는 응답 비율이 매우 높았다.

[그림] 업무 소진, 탈진 의견(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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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현 위원장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담당하고 있는 병원노동자의 근로조건과 업무만족도가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의 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병원노동자들의 장시간노동, 열악한 근무조건, 높은 감정노동 수행정도, 소진, 낮은 업무만족도, 높은 이직의도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존중 직원존중 노동존중 병원 만들기 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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