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제중원을 두고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간의 논란이 시작됐다.
양 병원은 그동안 한국 서양의학의 효시인 ‘제중원’ 적통을 두고 논란을 이어왔고, 최근 세브란스병원이 지난 9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 치료경과 과정 설명 중 “세브란스병원의 전신은 제중원”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시작됐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측은 즉각 ‘유감’이라는 입장과 함께 제중원 뿌리가 세브란스병원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은 보건산업최고경영자회의에서 “서울대병원은 1885년 제중원에서 출발했지만 세브란스병원은 제중원의 운영이 부실해지면서 1894년 미국 북장로회 제중원운영을 맡기고, 1904년 세브란스병원이 서울역에 개원했다”며 “서울대병원이 제중원의 정통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재승(비뇨기과) 의학역사문화원장도 “세브란스병원 제중원 효시라고 홍보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세브란스병원의 행보에 유감과 함께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문제는 이번 논란이 올해 제중원 설립 130주년 기념행사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대총동창회는 2015년 달력 6,000점을 동문들에게 배포하면서 매 페이지에 제중원 설립 130주년을 뜻하는 ‘제중원 130’이란 문구를 넣었고, 연세대 의과대학도 동은의학박물관 주도로 제중원 사진 등을 넣은 달력을 제작해 또 다른 신경전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의료계 한 관계자는 “국내 대표 대학병원들이 아직도 적통논란을 벌이고 있는 것을 보면 답답하다”며 “더 이상 적자와 서자 사이의 싸움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