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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초마다 누군가는 패혈증으로 사망하고 있다 - 대한중환자의학회, ‘세계 패혈증의 날’ 심포지엄
  • 기사등록 2014-09-15 11:16:19
  • 수정 2014-09-15 11: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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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3초마다 누군가는 패혈증으로 사망하고 있습니다. 패혈증 조기치료 시 생존율 30%를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감염의 가장 흔한 사망원인인 패혈증에 대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대한중환자의학회는 9월 13일 ‘세계 패혈증의 날’을 기념해 지난 12일 연세암병원 서암강당에서 세계 패혈증의 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대한중환자의학회가 ‘세계 패혈증의 날’을 홍보하고 패혈증에 대한 올바른 치료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2012년부터 매년 개최해온 행사다.

올해 3번째를 맞은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패혈증의 의미와 중요성을 되새기고, 패혈증을 가장 밀접하게 치료하는 중환자실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올해 10월부터 시행될 중환자실 적정성평가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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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혈증, 사망률 40%에 이르는 무서운 감염 질환 
패혈증은 의료진에게는 심각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반인들의 인식 수준은 매우 낮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의 80%가 급성심근경색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며 93%가 뇌졸중을 정확히 알고 있다고 답한 반면, 35%만이 패혈증이 어떤 질환인지 알고 있었다.

패혈증은 폐에 생기거나 어패류를 먹고 나서 생기는 질환이 아니다. 바이러스, 세균 등이 피를 타고 돌면서 만들어낸 독성물질로 인해 온 몸이 중독되는 질환을 말한다.

보통 고열이 나고 세균과 싸우는 백혈구 수치가 치솟으며 심하면 온 장기 기능이 마비돼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병이다.

패혈증의 원인은 대부분 감염이 악화되면서 생기며,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신체 내 어떤 염증이라도 잘 관리되지 않으면 병균이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고, 필수 장기가 손상되면서 사망 위험까지 이른다. 사망률도 15%에서 40%에 이를 정도로 매우 높다.

패혈증의 심각성은 여러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패혈증에 걸릴 경우 다른 질환에 비해 입원기간이 약 4배 정도 길어지고, 패혈증 환자의 입원 치료비는 전체 중환자실 환자 진료 비용의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서는 매년 약 4만명의 패혈증 환자가 발생한다. 환자들에는 항생제와 인공호흡기, 수액요법 등의 집중 치료가 필요하다. 중환자실 집중 치료를 시행하더라도 사망률은 매우 높게 보고되고 있다.

다행히 2004년부터 미국 중환자의학회에서 발표된 ‘Surviving sepsis guideline’이라는 치료지침은 2000년 초반 40%를 상회하던 패혈증 사망률을 20% 정도로 감소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두 차례의 개정을 통해 점점 더 널리 보급돼 패혈증 환자 치료에 적용되고 있다. 특히 패혈증 환자가 발생하기 쉬운 중환자실 전담전문의가 있을 때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환자실 평가만이 아닌 지속가능한 수가 개선 필요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오는 10월부터 시행 예정인 ‘중환자실 적정성평가’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됐다.

패혈증 환자가 치료받는 중환자실을 제대로 운영해도 매년 패혈증으로 사망하는 환자 수 중 수천 명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중환자실 적정성평가는 대한중환자의학회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3년 6월부터 2014년 1월까지 진행한 ‘중환자실 평가지표 및 평가기준 개발 연구용역’ 예비평가를 통해 선정한 지표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오는 10월부터 12월까지 총 3개월간 의무기록을 바탕으로 각 중환자실의 적정성을 평가하게 된다.

평가지표에는 ▲전담전문의 1인당 중환자실 병상 수 ▲병상 수 대 간호사수 비 ▲중환자실 내 전문장비 및 시설 구비 지표 ▲중환자 진료 프로토콜 구비율 ▲심부정맥 혈전증 예방요법 실시 환자 분율 ▲중심도관 혈행 감염 진단 혈액배양 검사 실시율 등이 있다.

모니터링 지표로는 ▲인공호흡기 사용환자 비율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 발생률 ▲요로 카테타 관련 요로감염 발생률 등이 포함된다.

여러 평가 항목 중에서도 이번 중환자실 적정성평가의 가장 핵심은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배치’다. 중환자실 전담전문의가 있는 병원의 중환자실 재원 환자 사망률은 그렇지 않은 병원에 비해서 6%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중환자실에 제대로 된 역할을 하는 전담 전문의를 두면 평가항목 대부분 쉽게 충족시킬 수 있고, 진료 질이 향상될 수 있다.

전담전문의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높아지고 있으나, 병원의 비용부담 등의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병원 경영진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중환자실 운영에 대한 병원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이번 적정성 평가의 목표다. 

심평원은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수 세부 규정에 전담전문의가 주간 기준(하루 8시간×5일) 총 40시간 중 80% 이상의 시간을 중환자실에 할애해야 전담전문의로 인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중환자실 근무배치 시간 동안 타 업무 병행이나 근무기간 동안 교대근무가 불가하고, 부득이한 경우에만 1일 4시간, 주 2일 이내 외래 등 타 진료를 할 수 있다.

이번 평가에서는 중환자실 전담 전문의수를 분모로, 중환자실 병상수를 분자로 한 수치를 측정하기로 했다.

대한중환자의학회는 평가와 함께 보상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평가를 통해 병원 경영진의 결단이나 희생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중환자실 의료 질 향상을 위한 노력에 대한 합당한 수가 개선이 이뤄져야 장기적인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한중환자의학회 김동찬 회장(전북의대 마취통증의학과)은 “중환자실 평가와 함께 중환자실을 운영하면 할수록 적자가 발생되는 수가 시스템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며 “패혈증 치료를 포함한 중환자실 진료의 개선이 가능하기 위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또 “‘세계 패혈증의 날’은 1년에 단 하루뿐이지만 중환자실에서 패혈증 치료를 위해 애쓰고 있는 의료진의 노력은 24시간, 365일 계속되고 있다”며 “중환자실 적정성평가 이후에도 이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정부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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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학회는 세계 패혈증의 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패혈증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대국민 홍보 활동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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