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다큐3일]충남 병원선 72시간
  • 기사등록 2014-06-21 21:41:50
  • 수정 2014-06-21 21:48:26
기사수정

한 달에 한 번 섬을 찾아오는 또 다른 섬.
깊고 차가운 바다에 닻을 드리운 채 아프고 지친 누군가를 기다린다.
 
13.jpg

 
13-1.jpg

 
13-2.jpg

서해 28개 섬, 4100명의 주민들을 찾아가는 충남 병원선 501호.
섬 사람들의 몸을 치유하고 마음까지 위로하는 그 따뜻한 ‘병원섬’에서의 3일이다.
 
■ 한 달의 약속
 
충남 보령시 대천항. 기상상태가 좋지 않아 여객선은 결항을 해도 웬만하면 뜨는 배가 있다. ‘충남 501호’. 충청남도의 28개 도서지방, 4100명 주민들의 건강을 돌보는 병원선이다. 충남 501호가 여의치 않은 기상조건에도 출항을 하는 것은 섬 주민들과 40년 가까이 지켜오고 있는 약속 때문이다.
 
1978년부터 운항을 시작한 충남 501호는 관내의 28개의 섬을 한 달에 한 번꼴로 찾아가 진찰하고 필요한 약품을 제공하며 보다 정밀한 진단이 필요한 주민들에겐 상급 의료기관에서의 치료를 독려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배에는 내과·치과·한방 의사, 간호사, 임상병리사 등 의료진 8명과 선박 운용팀 10명까지 18명이 근무하고 있다. 진료실과 방사선실, 임상검사실, 약제실 등을 갖춘 작지만 알찬 병원이다.
 
충남 501호는 평일에는 대천항에서 가까운 섬들을 왕복하며 진료활동을 펼치고 멀리 떨어진 도서지역으론 한 달에 한 번 2박 3일간의 치료 원정을 떠난다. 바다 속에 닻을 내리고 보트로 섬 주민들을 실어와 진료를 하는 또 하나의 ‘치유와 위로의 섬’이다. 대조도, 소난지도, 고파도 우도, 가의도, 외도 등 총 9개 섬을 도는 치료 원정길을 따라 ‘병원섬’의 72시간을 함께 했다.
 
■ 의료 사각지대 섬 주민들의 주치의
 
섬 주민들은 고령층이라 대부분 만성 질환을 앓고 있고, 육지에 한 번 나가려면 배와 버스 등을 타고 반나절 이상을 가야하기 때문에 몸이 아파도 건강관리에 소홀하기 쉽다. 또한 섬지역 주민들은 물때에 맞춰 바다에 나가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바로 눈 앞에 병원선이 와 있어도 찾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병원선은 되도록 물때를 고려해 움직이고 주민들이 바다에서 작업 중일 땐 끝나기를 기다려 진료를 해주기도 한다.
 
의료기록 전산화를 통해 각 개인의 건강상태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처방해주는 병원선의 의사들은 섬 지역 주민들에겐 주치의! 한 달에 한 번 진찰을 받고 필요한 약품까지 한 아름 챙겨갈 때면 몸과 마음은 든든해지고 섬 생활의 외로움과 노고까지 잊게 된다.
 
식구 같아요. 식구 같고 가족 같은데요
한 달 동안 기다리려면 마음이 설레요. 맨날
- 이상억_68세 -
 
■ 섬마을에 병원이 찾아오다
 
진료를 마친 의사와 간호사가 급히 가방을 꾸려 보트를 탄다. 거동이 불편해 병원선까지 오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방문 진료를 하기 위해서다.
 
또 물때가 좋지 않거나 섬 주변의 파도가 심해 환자들이 보트를 타기 어려울 때도 의료진이 직접 섬으로 들어간다. 마을회관에 진료소가 차려지면 잔치가 열린 날만큼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든다.
 
덕분에 의료진은 수십 명을 진료하고 침을 놓느라 진땀을 뻘뻘 흘린다. 하지만 몸이 힘들수록 새내기 의사들의 보람과 성취, 의욕은 커져간다.
 
치료가 다행히 잘 됐어요. 그 때 어르신이 너무 좋아하시는 거예요. 방긋방긋 웃으시면서.
 
그런 거 하나하나 보면 또 욕심이 생겨요.
절 볼 때 아이처럼 방긋 웃으셨거든요.
막 이렇게 주름 딱 잡히면서 되게 예쁘더라고요.
- 김건웅_27세/한방의 -
 
■ 치료를 넘어 치유와 위로를 전하는 사람들
 
병원선은 다른 어떤 병원보다 진료 시간이 길다. 어르신들이 진료 과목에 상관없이 온갖 증상부터 살아온 이야기까지 털어놓기 때문이다.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인 젊은 의사들은 환자의 손을 잡고 무릎을 쓰다듬으며 그 이야기들을 경청한다. 하소연 할 데 없이 답답하고 불안한 환자들의 심정을 헤아리는 것이 진료의 시작이자 끝이라는 생각에서다.
 
23년째 병원선을 타고 있는 사무장 최건용씨는 환자들이 병원선에 도착하면 일일이 손을 잡으며 인사하고 곁에 앉아 근황을 묻는다. 23년 동안의 만남동안 그가 깨닫고 실천한 것은 아픈 주민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한 마디의 위로와 관심이라는 것이다.
 
아픈 사람들은 이야기를 많이 들어 주는 거, 자기가 어디다가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잘 못하는 사람도 많이 있잖아요.
그것을 조금 들어주기만 해도 고마워해 주시더라고
- 최건용_56세/사무장 -
 
방송 : 2014년 06월 22일 (일) 밤 11시 05분 KBS 2TV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medicalworldnews.co.kr/news/view.php?idx=1403354502
기자프로필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4~5월 제약사 이모저모]한국오가논, 셀트리온, 에스바이오메딕스, 앱티스, 한국다케다제약 등 소식
  •  기사 이미지 [4~5월 제약사 이모저모]동아, 셀트리온, 엔케이맥스,,한국베링거인겔하임, 한국오가논, 한올 등 소식
  •  기사 이미지 [5월 제약사 이모저모]신풍제약, 셀트리온, 제일헬스사이언스, 한독 등 소식
분당서울대병원
아스트라제네카
국립암센터
분당제생병원
경희의료원배너
한림대학교의료원
대전선병원
서남병원
위드헬스케어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