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종합병원들이 의료기기를 살 때 이용하는 중간 납품업체 중 상당수가 병원재단 이사장의 가족 등 특수관인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고영인(더불어민주당)의원이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제출한 자료와 전자공시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르면, 국내 300병상 이상 민간 종합병원 68곳 중 25곳 병원(36.8%)에 의료기기를 납품하는 업체가 병원재단 소유주, 소유주의 자녀 등 가족이 운영하는 간납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H대학교계열의 S병원은 병원 설립자의 첫째 아들이 병원장, 둘째 아들이 간납사를 운영하면서 ▲전체 매출의 77.9%가 특수관계에 있는 병원으로부터 나오고 있고, ▲매년 30억 규모의 배당을 꾸준하게 대주주에게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기준 매출 390억대의 B간납사의 경우에도 ▲병원의 재단 이사장과 특수관계인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매출의 99%가 동회사로부터 나오는 것으로 파악되며, ▲매년 5~7억정도의 현금배당을 대주주에게 꾸준히 하고 있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제조업체가 간납사를 통해 병원에 납품하면 대금을 받기까지 시간이 걸리는데,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분석한 내용을 보면 69곳 종합병원 중 16곳이 6개월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상품에 대해 간납사마다 수수료율이 9∼21%까지 차이가 나기도 한다.
고 의원은 “대형병원 재단과 특수관계인 간납사가 중간에 착복하는 비용은 고스란히 국민 건강보험료의 부담으로 돌아간다”며, “정부 당국이 간납사 운영 실태를 전수 조사하고, 특수관계인의 의료기기 납품 금지 및 납품 수수료율의 상한선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간납사는 의료기기 판매자가 병원에 납품할 때, 일정 금액을 수수료 형식으로 받아 챙기는 회사다.
구매대행 역할을 하는 간납사는 병원과의 특수관계를 이용해 독점적으로 납품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어, 의료기기 등을 판매하려는 제조업체 등 상공인들은 종합병원 납품을 위해 간납사와 불리한 조건의 계약도 감수해야 한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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