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중이염이 심해 소리를 전혀 못 듣던 환자도 인공와우이식술로 청력을 회복할 수 있다. 과거에는 만성중이염이나 수술 후유증으로 난청이 돼도 귓속 염증 탓에 수술이 어려워 뚜렷한 해결책이 없었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김형종 교수는 지난 17일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에서 개최된 ‘14회 한림-컬럼비아-코넬-뉴욕프레스비테리안 인공와우이식과 관련기술 국제학술 심포지엄’에서 만성중이염으로 인한 난청 환자의 인공와우이식 수술법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김형종 교수는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3년간 만성중이염으로 전농 상태가 된 환자 7명을 대상으로 청력 회복을 위한 인공와우이식술을 진행했다.
귓속에 인공와우를 심는 방법은 폐쇄형유돌절제술, 개방형유돌절제술, 유양동폐쇄술 등 환자 상태에 맞춰 선택했다.
인공와우를 심은 직후에는 인공와우 미세전극과 닿는 부위인 귓속 유돌강을 주위 연부조직피판으로 충분히 감싸 인공와우의 전극이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 이후 수술 받은 환자를 2개월~12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7명 중 6명이 합병증, 인공와우 전극 노출, 감염 등 없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며 인공와우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1명은 수술 후 귓속 유돌강 부위에 간헐적 감염이 있었지만, 이점액과 식초를 이용한 드레싱 치료 등으로 정기 관리한 결과 12년간 인공와우가 잘 유지됐다.
김형종 교수는 “만성중이염으로 인한 난청 환자에게 인공와우수술을 할 때는 귓속 유돌강에 생길 수 있는 합병증 등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환자 상태에 맞춰 수술법을 고르고 유돌강 관리를 철저히 하면 만성중이염으로 인한 난청 환자도 인공와우수술이 가능해 청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14회 한림-컬럼비아-코넬-뉴욕프레스비테리안 인공와우이식과 관련기술 국제학술 심포지엄에서는 미국 컬럼비아의대 로렌스 러스틱(Lawrence R. Lustig) 교수, 스웨덴 웁살라의대 헬게 라스크-안데르센(Helge Rask-Andersen) 교수, 서울의대 오승하 교수, 가톨릭의대 박시내 교수, 한림의대 이효정, 장지원 교수 등 국내외 전문가가 대거 참석해 인공와우이식술의 최신 동향에 대해 논의했다.
인공와우이식술이란 망가진 귓속 와우(달팽이관) 대신 송·수화기·전극 등으로 구성된 인공와우를 귀에 이식하는 수술이다.
인공와우가 소리를 전기자극신호로 변환해 와우 속 청신경말단을 직접 자극하고, 청신경을 통해 신호가 전달되면 대뇌가 소리로 인지한다. 보청기 등을 써도 효과가 없을 정도로 소리를 아예 듣지 못하는 난청 환자에게 주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