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 1회 세척 및 소독비용은 1만 7,860원인데 보건복지부가 1,900원을 내시경 소독수가로 책정하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답답하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회장 양창헌 동국의대, 이사장 김용태 서울의대)는 지난 20일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작업에서 내시경 소독 수가가 비현실적이며, 이로 인해 환자의 안전은 더 위협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학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소화기내시경 소독 실태’에 대한 방송이 나간 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에 수차례 내시경 소독수가산정에 대한 질의를 하였고, 심평원 행위분류검토반 답변으로 내시경 수가에 부서 공통비용으로 반영되었다는 회신을 받았다.
2010년 심평원 상대가치개발부서에서는 ‘내시경소독 비용은 상대가치점수 개정연구 당시 부서공통비용으로 분류하여, 시점경과에 따른 비용변화 반영이 필요하지만 간접비용의 세부적인 포함항목 및 비용을 정확히 산출하기 어렵고, 소독비용 추가시 관리진료과별 총점고정에 의해 동 행위의 상대가치점수 상향으로 소화기내시경관련 타 행위들의 상대가치점수 하향이 발생하여 추후 상대가치점수 개정작업시 고려해야 할 것’이라는 회신을 했다.
이후 2014년 하루 수백건의 내시경을 하는 대학병원에서 1회 내시경 소독원가를 약 6,400원으로 산출했다는 답변을 비공식적으로 했다.
이로 인해 보건복지부는 학회에서 산출한 비용이 아니라 심평원에서 제시한 내시경 1회 비용의 30%(1,900원)을 내시경 소독수가로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소화기내시경검사의 상대가치점수에 소독비용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 ▲고가의 소독액과 자동세척소독장비를 따로 구입해야 한다는 점 ▲관행수가의 30%가 아니라 심평원이 제시한 비용의 30%로 제시했다는 점 등이 있다.
이에 학회에서는 현재 국민건강보험의 상대가치점수 체계에서 내시경 소독수가를 반영할 수 없다면 ‘소화기내시경소독수가’를 신설하거나, 국민 안전을 위한 별도의 새로운 재원을 확보하여 별도보상 형식으로 내시경 세척 및 소독수가를 현실화 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양창헌 회장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내시경 세척 및 소독은 자칫 소홀히 할 경우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직결될 수 있는 문제다”며 “환자의 안전을 위한 정부의 전향적인 검토와 실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정호 보험이사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수가(1,900원)로 만약 결정이 된다면 학회에서도 중대한 결정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최소 세척액에 대한 실제비용과 함께 1회당 별도 수가(약 1만원)는 책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는 앞으로 간호사, 대한위장내시경학회 등 다양한 곳들과 공동대응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