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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항암치료의 패러다임 변화” -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종양내과 조병철 교수
  • 기사등록 2016-02-26 01:08:03
  • 수정 2016-02-26 01: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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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암등록통계사업에 따르면 2014년 현재 우리나라 전체 사망자의 약 29%가 암으로 인해 사망한다. 여러 종류의 암 중 폐암은 국내에서 네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데 사망률은 가장 높은 암이다. 전체 암사망자의 23%가 폐암으로 사망한다.

또한 폐암의 경우 약 절반의 환자가 진단 시에 이미 수술 이 불가능한 전이성 폐암으로 진단되어 항암제의 역할이 어떤 암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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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종 사망률 1위, 폐암 새로운 치료모색

폐암의 치료 패러다임은 10년 주기로 변화되어왔다. 1990년대에는 1세대 화학항암제가 주된 치료제였는데 이 화학항암제의 문제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도 같이 손상시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1990년대 말부터는 암 세포의 특정 유전자를 공격하는 2세대 표적항암제들이 항암치료에 본격적으로 사용되면서 암 치료에 큰 변화가 있었다. 그런데 이 표적항암제는 특정 유전자변이를 가진 환자들에게만 사용이 제한되고 내성이 생기는 문제가 있다.

2010년대에 들어서 그 대안으로 다시 주목 받게 된 것이 바로 3세대 면역항암제이다. 지난해 ‘지미 카터’ 前 미국 대통령이 면역항암제로 치료받고 악성흑색종이 완치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면역항암제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더욱 높아졌다.

이 면역항암제는 억제되어 있던 우리 몸의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공격하는 새로운 기전을 가진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의 세 가지 큰 특징은 “특이성, 기억 능력, 적응력” 인데 면역 항암제는 이러한 인간 면역 체계의 기본적인 특징을 증강시킴으로써 항암 효과를 나타낸다.

즉, 인체의 면역 시스템을 이용하여 정확하게 암세포만 공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고, 인체 면역 시스템의 기억 능력과 적응력을 이용해서 기존의 1세대, 2세대 항암제에서 보여 주지 못한 지속 가능한 항암 효과를 보여 준다.

인체 면역 체계의 탁월한 기억능력은 일부 환자의 경우 면역항암제로 치료하다가 그 사용을 중단해도 항암 효과가 지속되는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또한, 기존의 2세대 표적항암제는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에만 효과적이지만 면역항암제는 이러한 개개인의 돌연변이 유무와 상관없이 효과적일 수 있다.

▲ 면역관문억제를 통한 폐암치료
2010년대 이전에도 면역 항암치료가 있었다. 사이토카인 요법, 또는 백신이나 면역세포인 T세포 자체를 투여하는 등의 방법으로 면역 항암치료가 실행되었는데 이전의 치료법은 아주 일부 암 종 이외에는 의미 있는 연구결과를 보이지 못했으며 강한 독성이 문제였다.

이 면역 항암치료가 최근 ‘면역관문 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의 개발로 재조명되고 있다.

면역관문 억제제의 기전은 비교적 간단하다. 암 세포는 PD-L1이라는 '면역회피물질'을 가지고 있어 그것으로 면역세포를 무력화시키고 그 틈을 이용해 증식한다.

즉, 암세포의 PD-L1과 T 세포의 PD-1이 결합하면 T 세포가 제 기능을 상실하고 사멸하게 된다. 면역관문 억제제는 항체를 만들어 암 세포의 PD-L1과 T 세포의 PD-1의 결합을 억제하여 T 세포가 정상적인 작용을 하도록 돕는다.

현재 개발된 면역관문 억제제에는 CTLA-4의 결합을 차단하는 ‘이필리무맙’과 PD-1의 결합을 차단시키는 ‘펨브롤리주맙’, ‘니볼루맙’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이 계열의 약제들이 상당 수 개발되고 있다.

면역항암제의 뛰어난 효과에 대한 임상연구결과도 발표되었는데 폐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면역항암제의 임상연구결과, 1년 생존율이 42%, 3년 생존율이 2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표적항암제나 항암화학요법의 경우 시간이 경과하면서 생존 곡선이 점점 밑으로 떨어지는 반면, 면역항암제는 20% 정도 환자에서 거의 완치에 가까운 장기생존을 보인다.

면역항암제 신약에 대한 임상연구는 현재도 계속 진행되고 있는데, 연세암병원에서도 펨브롤리주맙과 니볼루맙을 비롯해, ‘MEDI-4736’과 ‘MPDL3280A’에 대한 다양한 임상 연구를 진행했고, 펨브롤리주맙 및 ‘MEDI-4736’에 대한 추가 연구도 진행 중이다.

자기 몸의 면역체계를 이용해서 치료하는 신개념의 면역항암제는 1세대 화학항암제의 부작용과 2세대 표적항암제의 내성을 개선하고, 장기간의 효과지속(durable response), 장기생존가능(long-term survival), 폭넓은 항암효과(broad anti-tumor activity), 낮은 부작용(low toxicity profile)으로 특징된다.

방광암, 유방암, 위암처럼 기존 치료로 충분하지 않은 환자들에게 효과가 우수하고, 폐암이나 두경부암, 식도암 등 예후가 나쁜 환자에게도 치료효과가 탁월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치료 선택이다. 폐암 환자의 경우 평균 연령이 70세임을 감안할 때 독성이 적은 면역항암제는 노인 폐암 환자에서도 상당히 큰 장점이 있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면역항암제는 내성이 없기 때문에, 향후 항암치료는 면역항암제를 근간(backbone)으로 다른 치료를 더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면역항암제와 면역항암제의 병용 요법, 방사선 치료, 1세대 화학항암제, 2세대 표적항암제와의 병용 요법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이들 기존의 치료법과의 치료 순서를 결정하는 것도 중요한 숙제이다.

발견된 것 이외에 다른 면역 제어인자도 찾아야 하고 연구된 것 이외에 다른 어떤 암에 효과가 있는지도 찾아내야 한다. 또 보조 치료법으로서 면역 항암제의 역할도 기대해 본다. 그런데 지금까지 나온 어떤 항암제보다 완치를 목표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암환자들을 위해 면역항암제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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