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암학회(회장 서창옥, 이사장 노동영)가 지난 18~19일 서울 소공동롯데호텔에서 제41차 학술대회 및 국제암컨퍼런스를 개최해 눈길을 모았다.
이번 학술대회가 눈길을 모은 이유는 다른 학회들과 달리 메르스 여파에도 학술대회를 개최했다는 점.
메르스 여파로 인해 6월로 예정되어 있던 대한화상학회, 대한의료정보학회, 대한간학회, IDEN,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 대한영상의학회 등 대부분의 국내외학회들이 대거 학회를 연기하거나 취소했다.
하지만 대한암학회는 메르스 사태로 인한 우려와 사회적 파장을 고려하여 학술대회 개최 여부를 신중히 검토했지만 ▲감염 장소가 병원 내 감염으로 국한되어 있다는 점 ▲정부차원에서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 ▲14일 이후 메르스 추가 감염환자가 한자리 숫자로 감소하여 진정국면으로 접어든 것으로 판단된다는 점 ▲현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미국 MD Anderson Cancer Center 홍완기 교수 등 외국연자들의 경우 기꺼이 참석하겠다고 한 점 등을 근거로 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암학회는 정부의 ‘메르스 국제행사지침’을 철저히 준수하여 메르스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실제 학회장 입구에서부터 발열측정기 가동, 손소독기 및 손세정제 비치, 마스크비치, 발열측정협조문 배너(국, 영문), 보건수칙준수이행안내문 배너제작, 방역 등을 통해 메르스 방어에 집중했다.
하지만 암학회의 이런 노력에도 중국, 일본에서는 거의 대부분 참석하지 않았고, 국내의 경우에도 삼성서울병원 등 일부에서는 참석을 하지 못했다.
노동영 이사장은 “위험만 생각해서 안하는 것은 안되며, 공포에 떨 이유도 없다”며 “정부를 믿고, 따랐는데도 문제가 되면 정부의 공동책임이라는 생각이다”고 밝혔다.
또 “우선 대다수 회원분들의 의견을 따른 것이고, 외국연자와 고문님들을 포함해 너무 많은 회원들이 참석해서 놀라웠다”며 “안전하고 성공적인 학회 진행을 통해 대한민국의 종양학 발전 및 국제학문교류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드리워진 메르스 사태에 대한 지나친 공포심과 우려를 거두어 내고 본연의 일상으로의 의연한 복귀를 통해 사회, 경제활동을 회복하는데 바람직한 기여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학술대회 개최에 대해 한 회원은 “대한암학회 회원들의 학술적인 요구 및 학구열이 메르스를 이겼다”며 “국가적으로도 메르스로 인해 사회, 경제적인 부분들이 위축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번 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여 좋은 사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열홀 학술위원장도 “학술대회 취소는 쉬운 방법이다”며 “과학자로 메르스 때문에 학술대회 개최를 취소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은 것이다”고 설명했다.
반면 암학회 한 회원은 “자칫 메르스 의심환자라도 발생하면 전국의 암관련 의료진들이 한꺼번에 약 2주간 격리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학술대회 개최를 결정한 집행부의 결정이 용기로 남기 위해서는 앞으로 15일간이 중요한 고비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