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선구자 비노드 코슬라는 지난 2012년 미래에는 컴퓨터가 의사의 80% 대체할 것이라는 다소 급진적인 주장을 해서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성균관대 휴먼ICT융합학부 최윤섭 교수는 지난 3일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유광사홀에서 개최된 대한산부인과내시경∙최소침습수술학회 제15차 춘계연수강좌에서 ‘Health-IT 컨버전스에 의한 파괴적 의료 혁신’이라는 특강을 통해 이같은 내용이 담긴 최근 Health-IT 컨버전스의 방향에 대해 소개했다.
이런 주장이 나오는 근거 중 하나가 IBM의 수퍼 컴퓨터 왓슨(Watson)이다.
왓슨이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린 계기는 지난 2011년 1월 Jeopardy라는 유명퀴즈쇼에서 인간 퀴즈챔피언 두명과 퀴즈대결을 벌여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를 차지하면서 컴퓨터가 인간보다 더 뛰어난 사고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후 왓슨은 암 환자 진료에 진출했다.
왓슨은 지난 2012년 3월부터 메모리얼 슬론 캐터링 암 센터에서 일종의 ‘레지던트’로 들어가게 됐다.
처음에는 폐암, 차츰 유방암과 전립선암 등으로 적용범위를 넓혀가겠다는 계획을 발표한바 있고, 2013년 10월부터는 MD앤더슨에서 백혈병 진료에 대한 트레이닝도 시작했다.
이런 ‘닥터 왓슨’의 실력은 지난 2014년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돼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실제 200명의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왓슨의 권고안을 MD앤더슨 의사의 판단과 비교했을 때, 정확도는 82.6%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프로젝트 책임자인 타카하시 박사는 “왓슨이 상당히 높은 정확도로 환자에게 치료옵션을 권고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왓슨은 인간이 모두 기억하기 불가능한 방대한 양의 의학데이터를 모두 저장하고 있으며, 이를 눈깜짝할 사이에 검색하고, 환자의 진료에 대한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왓슨이 인간 의사보다 치료에 대한 의사결정을 더 잘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한 근거로 사용되고 있다.
최윤섭 교수는 “스마트폰 기반의 심전도 기기, 수술에 활용되고 있는 구글글래스, 닥터 왓슨 사례 등 SF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장면들이 실제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고, 의료용으로 활용되기에 제한적인 기술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며 “하지만 전반적인 기술의 발전방향으로 봤을 때 이런 혁신기술들이 의료현장은 물론 우리의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줄 것은 자명하다. 이런 혁신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이제 의료, 헬스케어분야의 전문성과 IT분야의 전문성을 융합할 수 있는 통섭의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