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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그렇게 부모가 된다
  • 기사등록 2015-04-25 15: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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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부평구의 한 아파트.
자유롭지 못한 몸으로, 평범한 사람들도 힘든 세 아들의 육아를 해내고 있는 부부가 있다는데…
 
태어나자마자 40도가 넘는 고열로 뇌 병변 장애를 갖게 된 강제길(38) 씨와 박미정(38) 씨 동갑내기 부부가 그 주인공!
 
아직 부모의 손길이 필요한 어린 나이지만, 불평불만 없이 부모를 도와주는 첫째 강성민(7). 걸핏하면 열과 경기가 동반하여 부모의 가슴을 졸이게 하는 더 아픈 손가락 둘째 강성현(5). 천사같이 해맑은 미소로 다가와 하루의 피로를 사르르 날려주는 막내 강성윤(2).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아빠가 되고 싶지 않다는 제길 씨와 몸이 불편하기에 많은 것을 해 줄 수 없어 미안하다는 미정 씨. 세 아이를 키우며 주어진 육아와 부모라는 무게를 짊어지고 부부는 고군분투 노력한다.
 
어린 시절, 장애를 가진 자신들을 업고 다니며 세상 밖으로 내보낸 부모의 깊은 사랑을 이제야 조금씩 깨닫고 있는 두 사람. 그렇게 부모가 되어가는 제길 씨와 미정 씨를 만나보자!
 
부모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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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40도가 넘는 고열을 앓아 뇌 병변 장애를 갖게 된 강제길(38) 씨와 박미정(38) 씨. 후천적 장애로 지능은 보통 사람들과 같이 멀쩡하지만, 떨리는 손 때문에 물 한잔 제대로 들지 못하고,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지는 일이 부지기수다.
 
고등학교 시절 동기동창이었던 두 사람은 동창 모임에서 우연히 재회했고, 친구에서 연인이 되었다. 서로의 아픔을 잘 알고 있기에 더욱 마음을 나누었고 뜻하지 않게 생긴 아이였지만, 떳떳이 낳아서 평생 함께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장애를 가진 제길 씨와 미정 씨가 아이를 키우며 잘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던 양가 부모님은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했다. 특히 제길 씨의 아버지는 상견례 자리에서까지 극심한 반대를 했던 분이다.
 
하지만, 동생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서로에 대한 사랑과 믿음으로 마침내 제길 씨와 미정 씨는 결혼에 골인했다.
 
그리고 어느새 7년이 흐른 지금, 두 사람은 세 아이의 부모가 되었다.
 
보석 같은 삼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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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 사람의 사랑의 결실 강성민(7), 강성현(5), 강성윤(2) 삼형제.
 
첫째 성민이는 아직 부모의 손길이 필요한 어린 나이지만, 오히려 몸이 불편한 부모를 불평불만 없이 돕는다.
엄마의 키에 맞추기 위해 침대에 펄쩍 뛰어 올라가 옷을 입혀주고, 언덕 위를 오를 때면 동생이 탄 유모차를 대신하여 끌어준다.
 
엄마를 지켜주겠다는 기특한 생각으로 태권도를 배우는 성민이.
모르는 이들의 따가운 시선이 있을 때면, 왜 우리엄마 아빠를 쳐다보냐며 당당하게 나선다. 첫아이라 안을 때 손발에 힘이 없어 떨어뜨리고 넘어지는 일이 많았던 가슴 아픈 시간들을 지나, 성민인 어느새 부쩍 철이 들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지만, 그 중 더 아픈 손가락이 있다면 바로 둘째 성현이다. 밥도 잘 먹지 않아 또래보다 체중이 적게 나가고, 셋째 성윤이가 태어나면서부터 부모의 사랑을 더욱 갈구한다.
 
열이 나면 경기를 일으켜 부모의 가슴을 졸이게 만드는 녀석. 두 사람의 장애가 열 때문이었기에 아이들이 조금만 열이 나도 제길 씨와 미정 씨의 온 신경은 곤두선다. 자신들과 같은 악몽이 반복되질 않기를…부디 이 형벌 같은 시간은 자신들의 몫이기 만을…하는 바람이다.
 
천사같이 해맑은 미소와 초롱같은 눈동자로 주위 모든 이들의 마음을 사르르 녹여버리는 막내 성윤이. 아직 13개월 밖에 안 된 성윤인 엄마가 힘들까 싶은지, 혼자서 잘 놀고 잘 먹고 잠 잘 자는 순둥이다. 아낌없이 웃음을 보여주는 성윤이 덕분에, 세 아이의 육아로 고달픈 하루하루에도 미정 씬 힘이 불끈 솟아오른다.
 
부모라는 이름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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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한테 이런 일이 있을까… 내가 무슨 죄가 많아서…받아들이자, 그게 우리 아들 살리는 길이고 내가 사는 길이다.” -제길 씨 어머니-
“막 들쳐 업고 다녔어요. 엄마들이 미정 엄마는 도대체 뭐 먹고 그렇게 기운이 세냐고… 그럼 나는 악만 남았다고.”
-미정 씨 어머니-
 
동병상련이라고, 장애인 자식을 가진 두 어머니는 이유 없는 동정과 낯선 시선들 그리고 편견과 차별에 끊임없이 맞서야 했다. 그렇게 아프게, 그렇게 강하게 자식을 키웠다. 부모가 돼서야 그 마음을 조금씩 깨닫고 있는 제길 씨와 미정 씨.
 
제길 씨는 매일 근처의 초등학교 도서관으로 출근하여 사서 실무원으로 일을 하고 있다. 장애 때문에 일을 하지 않는 부끄러운 아빠이고 싶지 않았다.
 
속모르는 사람들은 기초수급자로 살수 있으니 힘들게 일을 하지 말라고도 하지만, 제길 씬 생각이 다르다. 일 하지 않는 불편한 몸을 가진 무기력한 아빠이기 보다는, 보통의 다른 아이들의 아빠처럼, 떳떳한 아빠이고 싶었다. 다섯 식구의 가장으로 어깨가 무겁지만, 제길 씨는 직장에서 떳떳하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하루하루가 뿌듯하다.
 
“가장 슬픈 건… 내가 못 해줄 때?” -미정 씨-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아 미안한 마음이 큰 미정 씨.
사과를 깎다 손이 베인 엄마의 모습을 보고 더 이상 먹지 않아도 된다고 한 성민이의 말은 가슴 속에 사무친다. 해줄 수 있는 게 남들처럼 많지 않지만, 세 아이의 엄마가 된 미정 씨는 뭐든 해주고 싶어 손발을 쉬지 않는다.
 
매일, 매순간이 도전인 그녀. 그러다보니 육아에 대한 미정 씨만의 노하우도 생겼다. 아이를 목욕시키는 일도, 손톱을 깎아주는 일도…거뜬히 해내고 있다.
이제는 아이를 업고서도 넘어지지 않을 만큼 저절로 팔다리에 힘이 길러졌다.
 
미정 씨의 모성은 불편하다고해서 결코 부족하지 않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할 수 있는 것을 하나 씩 하나 씩 늘려가고 있는 엄마 미정 씨. 이 모든 것은 장애가 있는 딸을 자립심을 갖도록 길러주셨던 강한 어머니 덕분이라고 늘 감사하며 산다.
 
부모라는 무게는 장애라는 시련을 뛰어 넘어야만 하는 것. 그렇게 두 사람은 더 굳세고 강한, 그리고 깊은 사랑을 주는 ‘부모’가 되어간다.
 
사진제공 : KBS 1TV <인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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