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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부외과 전문의 절반…“번 아웃으로 환자에게 위해가 되거나 위해가 될 뻔한 상황 경험” - 10명 중 7명 이상 “흉부외과를 후배나 자녀에게 추천하지 않을 것”
  • 기사등록 2020-09-22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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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부외과 전문의들의 번아웃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흉부외과 전문의 절반은 번 아웃으로 인해 환자에게 위해가 되거나 위해가 될 뻔한 상황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이런 ‘번 아웃’ 사례에 대한 상황은 현재 시스템에서는 반복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흉부외과 전문의는 흉부외과에 대해 “어려운 공부, 힘든 일, 적은 보람, 미미한 보상, 불안정하고 나아질 리 없는 미래”라는 반응도 제기했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이사장 김웅한, 회장 김진국/ 이하 학회)가 지난 2019년 11월 18일부터 12월 1일까지 조사기관(한국갤럽)에 의뢰해 흉부외과전문의들의 근무현황과 행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소속 흉부외과 전문의 51.7% ‘번아웃 상태’
그림. 흉부외과 전문의 번 아웃 현상

조사 대상의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소속 흉부외과 전문의 51.7%가 번 아웃 상태라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이런 번 아웃 현상은 전문의 자격 후 6~10년 이하의 전문의에서 아주 높은 비율로(66.1%) 확인됐다.
▲전문의 10명 중 9명 이상 “번아웃으로 환자 안전 걱정된다”
특히 이로 인한 환자의 안전이 걱정이 된다고 응답한 전문의가 전체의 93.9%, 48.6%는 번 아웃으로 인한 환자에게 위해가 되거나 위해가 될 뻔한 상황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이런 흉부외과 위기가 의료진 개인을 넘어 환자에게 피해로 나타나는 것이 확인됐다.
▲“현재 시스템에서 번 아웃 사례 반복될 수 밖에 없어”
흉부외과 전문의들이 기술한 이러한 번 아웃 사례는 현재의 시스템에서는 반복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실례로 36시간 이상 연속 근무 후 체력 고갈 상태에서의 응급 수술, 밤샘 수술 후의 외래 진료, 응급 수술 후 새로운 환자 발생시의 위급 사항 발생, 과도 한 업무로 인하여(응급 수술, 당직) 예정된 수술의 연기 등이 제시됐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전문의들은 이런 번 아웃 현상의 원인은 체력 고갈, 과도한 업무, 대처능력 저하가 그 원인이라고 꼽았다.
흉부외과 전체 번 아웃으로 인한 환자와 우리사회에 미칠 위해를 막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효과적이며, 명확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흉부외과 전문의의 만족도 및 후회.
이런 문제들로 인해 흉부외과 전문의의 만족도는 매우 낮았다.
10점 척도를 기준으로 ‘개인 가정의 구성원으로서 삶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 4.4점, ‘흉부외과 의사로서의 삶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는 4.6점, ‘사회인으로서 주변의 존중/존경을 받는 정도로부터 오는 만족도’ 5.4점, ‘흉부외과 전문의로서 성취나 의료행위관련 만족도’는 5.5점으로 모두 상당히 낮아 업무 환경이나 의료 구조 등에서 비롯된 문제가 최강의 상황에 이르렀음을 보여줬다.
그림. 흉부외과 전문의 만족도 평가

▲흉부외과 전문의 만족도 52.3% vs. 업무강도, 가족과 단절 등 후회 66%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흉부외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한 결과 매우 만족한다고 답하는 경우는 37.0%에 불과했다. 가족 구성원으로의 삶에 대하여 응답자의 50.5%가 만족하지 못한다고 응답하여 보여 가정을 희생하며 환자와 병원에 몰두하는 흉부외과 전문의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반면에 흉부외과 전문의로서의 만족도와 명예에 대한 만족감과 자존감은 매우 높아 흉부외과 전문의로의 만족도는 52.3%를 보였고, 주변의 존중 존경에 대한 만족도는 49.5%로 거의 과반의 전문의가 흉부외과의 자부심과 명예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이런 만족감이나 자존감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경제적 보상, 업무강도와 근무환경, 불안한 미래, 개인시간의 부재와 가족과의 단절로 인하여, 66%의 흅부외과 전문의가 흉부외과의 길을 후회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어 74%가 흉부외과를 후배나 자녀에게 추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후회에 대하여 흉부외과 전문의 들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전문의 일손 부족으로 인해 수술을 해놓고도 저녁에 당직을 할 수 있는 인력이 없어서 마음대로 수술을 할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서울 대형병원의 부익부 빈익빈현상 (환자 및 전문 인력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 가르칠 제자가 없다는 점이 괴롭다”, “아무나 못하는 치료를 해줌으로써 환자를 살릴 수 있다는 보람으로 의미도 찾고 버티고는 있지만 점점 의사를 배척하는 사회적 분위기, 시간이 지나도 전혀 변하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는 흉부외과 의사로서의 업무 강도 및 삶의 형편, 가족을 챙기지 못하는 죄책감 등으로 아주 가끔 이긴 하지만 다른 선택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씩 하게 만든다.”, “어려운 공부, 힘든 일, 적은 보람, 미미한 보상, 불안정하고 나아질 리 없는 미래. 이 모든 것이 선택을 후회하게 만듭니다.”, “최선을 다해 진료하지만 의료사고로 처리되어 죄인처럼 소송에 걸렸을 때, 가족이 아픈데 돌보지 못할 때…” , “정상적인 가정생활이 없다. 최악의 상황이고 몸이 망가지고 있다는 생각뿐이다.", “경제적 보상이라도 제대로 있던지…당직 비 10만원이 말이 되는가? 환자가 나빠지면 책임은 무한대이다. 이런 불공평이 어디 있는가?”


◆2019년 11월18일부터 12월1일까지 조사 진행
학회에 따르면 이번에 발표되는 전문의의 업무 행태에 대한 보고는 2019년 11월18일에서 12월1일까지 조사하여, 2020년 초 도출되었던 결과였다.
학회는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개선의 시급성을 인지했지만 2020년 초 코로나 19의 시작과 대구 경북지역의 대규모 지역 발생 등으로 국민과 타 의료진에 대한 배려, 또 사선에서 에크모 등으로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흉부외과 전문의의 노력을 존중, 흉부외과 학회는 발표 시기를 미루어 왔지만 다시 코로나 19가 증가하여 다시 흉부외과 업무의 강도는 가중되고(2020.09.10 전국 코로나19 에크모 11건), 의료계 파업이 일어나면서 흉부외과는 ‘기피과’로 명명 소환되고, 기피과 논란 중심에 흉부외과가 서게 되면서, 정부와 의료계 모두에 흉부외과의 실상을 알리고 개선을 촉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 조사결과를 발표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현재 기피과로 명명된 흉부외과의 열악한 근무 환경, 부족한 보상, 번 아웃 직전의 상황 등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왜 모두 지원을 기피하는 과가 되었는지도 명확히 알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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