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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장연구학회 ‘2019 염증성장질환 설문조사’ 결과 발표 - ‘염증성장질환’꾸준한 정책, 제도적 지원 필요
  • 기사등록 2019-12-30 22:3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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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30 젊은층에서 희귀난치질환인 염증성 장질환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대한장연구학회(학회장 김주성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2019 행복한 장(腸) 해피바울 캠페인’ 일환으로 국내 염증성장질환(크론병, 궤양성대장염) 환자 439명을 대상으로 지난 9~10월 중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염증성 장질환 중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이 대표적이며, 발병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지만 장내세균 등의 환경적인 영향과 이에 대한 면역반응 이상으로 인해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설사, 혈변, 복통, 체중 감소, 심한 피로감 등의 증상이 수주 혹은 수개월에 걸쳐 지속적으로 발생하며, 비교적 흔한 질환인 과민성대장 증후군으로 오인되어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염증성장질환은 완치되지 않는 질환으로 한번 발병하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므로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10명 중 3명 이상, 전신성 동반질환

이번 조사 결과 염증성장질환 이외 전신성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는 10명 중 3명 이상(34.4%)이었다.

동반질환 혹은 증상으로는 관절 증상이 37.3%로 가장 높았고, 이어 류마티스관절염 (16.7%), 외음부/구강 궤양(16%), 건선(12.7%), 강직성척추염(5.3%) 순이었다.

염증성장질환은 환자들의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질환으로 인해 ‘종종 무기력하다고 느낀다’는 응답이 56.3%, ‘불안하고 우울하다고 느낀다’가 44%로 정신적 고충 역시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정신적 스트레스 해소나 통증 관리,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근하고 있는 활동으로는 대부분의 환자가 운동(57.1%)을 들었으며, 이외 명상이 8.1%, 심리치료 4.5%, 요가 4.1% 등으로 나타났다. 

염증성장질환이 일상생활에 미친 영향은 10점 만점 기준 3.97로 조사됐고, 생산성에 미친 영향은 3.78점으로 나타났다. 주된 불편함으로 ‘통증과 불편함 경험’이 39.4%였고, ‘계획했던 일을 하지 못함’이 31%,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함’이 27.8% 등으로 조사됐다.

[염증성장질환 치료/관리 시 기대하는 것]

◆환자가 가장 기대하는 것… ‘좋은 삶의 질’ 유지>관해도달>경제적 부담 적은 치료 순 

환자들이 염증성장질환 치료/관리에서 가장 기대하는 것은 ‘좋은 삶의 질’ 유지(23.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관해 도달(19.8%), 경제적 부담이 적은 치료(13.5%), 부작용이 적은 치료(12.6%) 순이었다. 

현재 시행 중인 치료법으로 5-ASA(항염증제) 64.9%, 면역조절제 45.6%, 생물학적제제 44.6%로 나타났으며, 환우 5명 중 1명(20%)은 생물학적제제와 면역조절제를 함께 사용하고 있었다. 

유병기간이 길어질수록 생물학적제제 사용 빈도가 높아져, 유병기간 5년 이상인 환자의 50% 이상이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61.7%는 증상이 거의 없는 상태인 관해기라고 답했고, 38.3%는 활동기라고 답했다. 치료가 질환 조절에 효과적이라는 응답은 60.6%에 달했다. 


◆응답 환자 절반 월 소득 100만원 미만, 진료비 부담에 치료 지연, 중단도

염증성장질환은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해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지출되는 의료비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적지 않다. 응답자들의 소득 현황을 살펴본 결과, 고정 급여를 받는 업무에 종사하는 환자는 41.2%에 그쳤고, 직업이 없는 경우도 13%로 조사됐다. 

환자 개인의 월 평균 소득은 100만원 미만이 45.6%를 차지했고, 가구 월 평균 소득도 200만원 미만이 15.7%를 차지하는 등 전반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지 않았다. 2017년도 조사에서도 개인 소득이 100만원 미만이라는 응답이 46.9%였던 것을 감안하면, 2년 여간 환자들의 경제적 상황이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환자들은 월 평균 약 18만원, 연 평균 약 200만원 정도의 진료비(외래진료비+약제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조사된 소득 수준을 감안했을 때 적지 않은 비중이다. 

이외에도 입원 시 1회 당 평균 약 190만원, 수술 시 1회 당 평균 약 260만원을 소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은 치료의 지연이나 중단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용 부담으로 인해 치료를 지연하거나 중단했다고 답한 환자가 11.6%에 달했고 이후 상태가 악화되었다고 응답한 경우는 10명 중 8명(80.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 부담으로 인한 치료 중단 경험 & 질환의 예후]

◆환자 4명 중 1명, 진단에 1년 이상 소요되는 중증 희귀난치질환

환자들은 염증성장질환과 관련한 진료를 위해 한 달 평균 0.6회, 검사를 위한 방문까지 포함할 경우 한 달 평균 0.9회 병원을 방문하고 있었다. 

세부적으로는 매월 내원하는 경우가 23.9%, 두 달에 한번 내원하는 경우가 42.1%, 3개월에 한번 내원하는 경우가 21.2%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증 희귀난치질환의 특성 상 거주지 외 시·도의 병원을 방문한다는 환자가 52.6%로 과반수를 넘었으며, 찾는 지역은 서울 55.4%, 경기 10.5%, 부산 7.5%, 대구 6.4%, 광주 3.9% 순으로 나타났다. 

타 지역의 병원을 방문하는 이유로는 거주 지역에 염증성장질환 치료 병원이 없다는 답변이 37.2%를 차지해 대도시 이외 지역의 의료 인프라에 부족함을 느끼고 있음이 확인됐다.


염증성장질환 발병 이후 의료 전문가를 통해 염증성장질환 진단을 받기까지 걸린 기간은 3개월 미만이 37.1%로 가장 높았지만 1년~2년 미만 10.9%, 2년 이상~5년 미만이 걸렸다는 응답자도 16.4%에 달해 27.3%는 진단에 1년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동시간을 포함한 병원 진료에 소요되는 시간은 평균 약 5시간으로 조사돼, 비교적 긴 시간이 걸렸다. 응답자의 31.9%가 4~5시간이라고 답했고, 6시간 이상이라고 답변한 경우도 28.2%에 달했다. 병원 내원을 위한 교통비로는 1회 당 환자 본인이 약 3만원을 쓰고 있었다. 

병원 방문 시 주로 동행하는 사람은 부모가 59.4%로 가장 높았고, 배우자 27.4%, 기타 가족이 9.6% 순으로 나타났다. 또 환자가 입원 시 부모, 배우자, 자녀 등의 가족들이 간병을 하는 경우는 50.3%였다. 이는 가족 중에 염증성장질환 환자가 있을 경우 가족들이 병원 동행, 간병 등을 하면서 발생하는 간접비 부담도 크다는 점을 의미한다. 

응답자의 21.4%는 현재 치료 약물 외에 건강보조제를 복용 중이었다. 복용 중인 건강보조제는 프로바이오틱스(24.8%), 오메가-3(11.3%), 영양보충식(9.9%) 등이 있었으며, 이에 월 평균 약 12만원을 소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와 통증 관리 등을 위한 운동, 심리치료 등을 하고 있다는 환자도 71.7%에 달했으며, 월 평균 약 9만원을 소요했다. 


이 같은 결과들을 토대로, 환자 1인 당 연간 소요하는 비용을 산출해보니 약 88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진료비, 응급실 내원비, 수술비 등 직접적인 의료비 외에 질환으로 인한 환자와 가족의 노동 생산성 소실비(간병비 등), 병원 내원을 위한 교통비, 기타 건강관리비(건강보조제 구입, 운동 등) 등 간접적인 의료비를 모두 합산한 것이다. 

이러한 비용 지출은 질환의 활성도와 관련이 높아서, 활동기에는 약 1,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하는 등 관해기 대비 질환이 질환이 잘 조절되지 않는 활동기에 있을 때 간접비를 포함한 전체 의료비가 더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거주지 외 시/도 병원 방문 경험 & 사유]



◆환자 대부분 산정특례 적용, 10명 중 6명은 희귀질환 의료비 지원사업 지원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과 관련한 제도적 지원에 대한 인식도 살펴봤다. 응답자 97.7%가 현재 산정특례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염증성장질환이 산정특례 대상에서 제외될 경우 어려움에 대해 매우 크다 69.2%, 조금 크다 19.6%로 대다수 환자들이 지원이 유지되지 않을 경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대부분 환자가 산정특례 적용을 받지만, 2016년 말 제정된 희귀질환관리법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희귀질환관리법 시행에 따라 궤양성 대장염이 희귀질환에서 제외돼 중증난치질환으로 분류된 것을 모른다는 환자가 49.2%로 절반 가까이에 달했다. 

이에 따라 궤양성 대장염은 ‘중증난치질환 산정특례’에 등록된 상병코드와 질환명이 모두 일치하는 경우에만 ‘희귀질환 의료비 지원사업’ 대상이 된다는 점도 모른다고 응답한 환자가 71.8%로 나타났다. 반면, 희귀질환 의료비 지원사업 지원을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는 59.5%였고,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경우 어려움이 크다고 답한 환자도 91.3%로 조사됐다. 


대한장연구학회 김주성(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회장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염증성장질환 환자들이 치료비 부담은 물론 전신에 동반되는 질환들과 정신적인 고통 등 생활 전반에 걸친 어려움이 크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염증성장질환은 평생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중증 희귀난치질환으로 산정특례 혜택을 받고 있지만, 교통비, 간병비 등 간접비 부담도 상당하며 환자 60%가 의료비 지원을 받을 정도로 소득 수준이 낮아 의료비 부담이 결코 적지 않은 상황이다”며, “사회, 경제활동을 활발하게 해야 할 젊은 환자가 많아 사회적 안전망 제공을 위해 정부의 꾸준한 관심과 정책적 지원과 배려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 “학회에서도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질환에 대한 인식을 더 높이고, 환자들의 치료 환경을 좀 더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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