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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의료연구소, 명인제약 ‘이가탄’ 광고…식약처에 민원 제기 - 효능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되었다” 의문 제기
  • 기사등록 2019-12-24 00:4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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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의료연구소(이하 바의연)가 명인제약 ‘이가탄’ 광고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민원을 제기했다.

민원을 제기한 내용은 명인제약이 지난 11월 11일 새해를 향한 공격적인 마케팅의 일환으로 공개한 새로운 TV CF.

이 CF는 유명 연예인의 호소력 있는 연기를 통해 ‘이가탄’을 광고하고 있으며, 2019년 3월에 국제저명학술지 ‘BMC Oral Health’에 게재된 임상시험이 ‘이가탄’의 탁월한 효과를 입증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해당 논문은 ‘Hong at al. BMC Oral Health (2019) 19:40’라고 소개도 하고 있다.

이에 바의연이 이 논문의 원문을 확보해 자세히 검토한 결과 명인제약이 TV CF를 통해서 ‘이가탄’의 탁월한 효능이 임상시험을 통해서 입증됐다고 홍보하고 있는 것은 사실과 다르며, 해당 임상시험은 ‘이가탄’의 효과를 입증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부실한 연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학술지에 게재된 ‘이가탄’ 임상시험의 개요

이번 연구는 ‘BMC Oral Health’에 2019년 3월에 게재됐으며, 해당 학술지의 2018년도 영향력지수(Impact Factor)는 2.048이다. 연구 제목은 ‘만성 치주염 환자에서 이가탄의 효능에 대한 무작위, 이중 맹검, 위약 대비, 다기관 연구’이다. 

이번 연구는 100명의 만성치주염 환자를 대상으로 3개의 의료기관에서 진행됐으며, 1:1의 비율로 대조군과 실험군에 무작위로 배정됐다. 총 연구 기간은 8주였고, 첫 4주 동안에는 실험군만 이가탄을 복용했으며, 나머지 4주 동안에는 대조군과 실험군 모두 ‘이가탄’을 복용했다. 

이번 연구의 일차 목표는 잇몸 건강 상태를 반영하는 치은염 지수(Gingival Index, 이하 ‘GI’)의 변화를 비교하는 것이었다. ‘GI’가 높을수록 잇몸 상태가 나쁨을 의미한다.

최종 93명(대조군 45명: 실험군 48명)이 연구를 마쳤다. ‘이가탄’을 복용한 실험군에서 GI가 감소되어 개선 효과가 있었다. 4주 후 GI의 평균 변화는 대조군과 비교할 때 실험군에서 의미 있게 감소했다. 연령, 성별, 방문 차수 등의 변수를 보정한 모델에서 실험군에서 대조군보다 2.5배의 GI 개선 효과를 보였다.

연구자들은 위약과 비교했을 때 ‘이가탄’이 치주염증을 의미 있게 감소시켰다고 결론을 내렸다.

임상시험은 명인제약이 연구비를 지원했으며, 명인제약은 연구 설계와 통계 분석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만성치주염에서 ‘이가탄’의 탁월한 효능을 정말 입증했을까?

바의연에 따르면 이번 임상시험은 많은 오류가 있다는 분석이다. 구체적인 오류는 다음과 같다.

▲실패한 지발 임상 연구(Delayed-start study design)

이번 연구의 설계는 정확하게는 ‘지발 임상연구’이다. 두 그룹 중 한 그룹은 처음부터 치료약을 복용하지만, 다른 그룹에서는 처음에는 위약을 복용하다가 일정 기간이 경과한 후에는 치료약을 복용하는 연구 설계를 의미한다. 

이번 연구에서 대조군에 속한 환자들은 첫 4주 동안은 위약을 복용했지만, 나머지 4주 동안에는 실험군과 같이 ‘이가탄’을 복용했다. 

위의 table 2에서와 같이, 처음부터 이가탄을 복용한 실험군에서는 GI가 치료 시작 전 1.19점에서 4주 후 1.02점으로 감소했지만, 처음에는 위약을 복용했지만 4주 경과 후부터 8주까지의 4주 동안은 ‘이가탄’을 복용한 대조군은 GI가 4주째 1.01점에서 8주째 0.90점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이 연구 설계에서 ‘이가탄’이 만성치주염에 효능을 보인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4주 늦게 ‘이가탄’ 복용을 시작했더라도 처음부터 복용한 환자와 비슷한 수준의 개선효과를 보였어야 했다.


▲연구 시작부터 대조군과 실험군 간에 출발선 달라 

일반적으로 임상 시험에서 대조군과 실험군에 속한 연구 대상자의 기본 특성은 통계학적으로 차이가 없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치료 시작 전 주요 평가 지수도 두 그룹 간에 차이가 없어야 하며, 무작위 배정을 했더라도 두 그룹 간에 차이가 발생하면 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가장 중요한 일차 변수인 GI에 대하여 통계학적 의미를 제시하고 있지 않다. 연구 시작 전 대조군의 GI는 평균 1.00점이었으며 실험군의 GI는 평균 1.19점이었다. 

이는 실험군에 속한 사람들의 잇몸 상태가 더 안 좋았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두 그룹 사이에서 치료 시작 전 GI가 19%만큼 차이가 나는데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두 그룹 간에 기본 GI가 통계학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것을 밝히지 않았다. 

바의연은 “이 연구에서는 운 좋게 실험군의 GI가 평균 1.19로 형성되어 유의한 결과를 얻었지만, 양 집단의 GI수치가 비슷한 4주차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본다면 거기서 두 군 모두 4주간 ‘이가탄’을 복용하였음에도 8주차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치의 변화를 나타내지 못했다. 실험군에서 기준에 비교하여 유의한 결과를 얻었지만 이는 실험군의 기준 GI가 유독 높았기 때문으로 실험 디자인상의 문제는 없으나 우연오차에 의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조군과 실험군, 치료 후 치은염 지수(GI)에서 차이 보이지 못해

연구 시작 4주째, 대조군과 치료군 두 그룹의(between the groups) 평균 GI는 각각 1.01점과 1.02점으로 통계학적으로 의미있는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다만 ‘실험군 내(within the group)’에서의 GI는 기준 점수(1.19)와 4주째 점수(1.02)를 비교했을 때만 통계학적 의미를 보였다. 하지만 이는 연구 목적인 대조군과 실험군 간의 비교(between the groups )가 아니므로 임상적인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두 그룹 간 4주째 GI의 원래 ‘절대 수치’가 아닌 ‘변화값(Δ baseline – 4 weeks)’을 비교했을 때, 대조군에서는 0.01점이 증가했으나 실험군에서는 0.18점이 감소해 통계학적 차이를 보였기 때문에 연구 목적을 달성하여 임상적인 효과가 입증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두 그룹 간의 잇몸 상태가 처음부터 달랐을 가능성과 4주째 ‘절대 점수’는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변화값’의 비교만으로 이가탄의 탁월한 효능이 입증됐다고 결론을 내리기에는 근거가 매우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바의연은 “이는 과거 대웅제약 ‘우루사’가 TV 광고에서 간수치 개선 효과를 보였다고 주장한 경우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두 그룹 간 ‘간수치’ 비교에서 유효성이 없게 나오자, ‘간수치 변화율’을 비교하여 유효성을 있는 것으로 결론이 바뀐 경우이다”고 설명했다.


◆바의연, 명인제약에 공개적 논의 요구  

명인제약이 임상시험이 발표된 논문을 근거로 제시하고는 있지만, 이번 임상시험은 명인제약이 연구비를 지원했을 뿐 아니라 직접 연구 설계와 통계 분석에도 관여했기 때문에 편견이 개입될 여지가 매우 많은 연구라는 주장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해당 논문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여러 중대한 오류가 있으며 ‘이가탄’이 만성치주염에 효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바의연은 “이렇게 부실한 논문을 근거로 TV CF광고가 제작됐음에도 광고는 잇몸 질환에서‘이가탄’의 탁월한 효능이 임상 연구를 통해서 충분히 입증됐다고 홍보하고 있다”며, “이러한 광고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여겨 ‘이가탄’ TV CF 광고를 허위·과장광고로 식약처에 민원을 접수시킨 상태이다”고 설명했다.

또 “근거 논문의 내용이 이가탄의 효능을 정말로 입증한 것인지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의해 볼 것을 명인제약에 요구하는 바이다”고 덧붙였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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