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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C형 간염 선별검사, 국가검진 확대 필요 - 한국간재단-대한간학회, 시범사업도 추진
  • 기사등록 2018-10-18 01:3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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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C형 간염 선별검사를 국가검진으로 확대해 2030년 만성 C형 간염 박멸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간재단(이사장 서동진)과 대한간학회(이사장 양진모)는 ‘제19회 간의 날’을 맞아 지난 17일 더 플라자호텔 4층 메이플홀에서 제19회 간의 날 기념식 및 토론회를 통해 이같이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는 2030년 만성 C형 간염 박멸을 위한 전략으로서 대국민 C형 간염 항체검사 국가검진사업의 필요성과 향후 증가 일로에 있는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에 대한 일반인 인식 제고를 위한 한국간재단-대한간학회 연구 및 홍보 사업도 소개했다.

◆C형간염 항체검사의 국가건강검진 도입 필요할까?  

간암 및 간경변증 주요 발생 원인은 바이러스 간염임에도 일반인 10명 중 8명은 음주를 선택했다.

대한간학회가 한국건강관리협회 협조를 얻어 2017년 4월 17일~5월 25일 전국 6개 도시(서울, 인천, 대전, 대구, 광주, 부산)의 20세 이상 남녀 건강검진 수검자 600명을 대상으로 대면조사를 시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응답자들이 간암 및 간경변증 주요 발생 원인으로 가장 많이 선택한 것은 음주(79%)였으며 다음으로 ‘흡연(48%)’, ‘B형 간염(39%)’, ‘비만(35%)’이라고 응답했다.

C형간염을 선택한 비율은 27%에 그쳐, 간암 및 간경변증의 주요 발생 원인인 바이러스 간염에 대한 인지도가 부족하며, C형간염에 대한 인지도는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바이러스 간염의 전염경로에 대한 인식 부족도 여전했다. 바이러스 간염은 주로 수혈 및 주사기 재사용 등 혈액을 통해 감염되거나 모체로부터 수직 감염되는 경우가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음식 및 식기 공유를 주요 전파 경로로 인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C형간염의 경우 인지도 부족이 더욱 심각해 응답자의 39%가 C형간염 바이러스 전염경로를 ‘잘 모르겠다’고 답했으며, 응답자 절반 이상은 C형간염 예방접종이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또 C형간염은 치료를 받으면 완치가 되는 질환임에도 응답자 44%만이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응답자 약 80%는 C형간염 항체검사가 국가 건강검진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응답자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준 후 C형간염 항체검사의 국가건강검진 도입이 필요한가에 대해 질문했을 때는 응답자 82%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C형 간염 항체 보유율 부산, 전남 지역 최고vs 제주 최저 

2013년 발표된 국내 연구에 따르면, 2009년 한해 동안 전국 29개의 검진센터에서 검진을 받은 29만 1,314명의 수검자를 대상으로 C형 간염 검사 결과를 종합했을때 C형 간염 항체 보유율은 0.78%였다.

여성(0.83%)에서 남성(0.75%)보다 C형 간염 항체 보유율이 높은 것이 확인됐으며, 나이가 많을수록 C형 간염 항체 보유율도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20대 0.34% 70세 이상에서 2.31%).

연령, 성별을 보정한 C형 간염 항체 보유율은 부산과 전남 지역에서 높았고(1.53-2.07%),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는 중간 (0.50-0.61%), 제주에서는 낮은 보유율을 보였다(0.23%). 


총 C형 간염 항체가 있는 1,718 명 중에서 C형 간염 확진을 위한 HCVRNA 검사를 시행한 수검자는 478명(27.8%)에 불과했으며, 이 중 268명(56.1%)이 C형 간염이 확진됐다. 

C형 간염 치료 평가가 가능했던 50명의 환자에서 완치율은 84%였다. 만성 B형 간염과는 다르게 최근까지도 만성 C형 간염의 유병율은 크게 변화되지 않았으며, C형 간염 항체 양성자에서 확진 검사 시행률도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WHO 2030년 만성 C형 간염 박멸, 한국 동참 필요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적극적으로 만성 C형 간염 환자를 발견해서 치료하는 것을 기반으로 2030년까지 만성 C형 간염을 전 세계적으로 박멸을 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최근 완치율이 100%에 육박하고 부작용이 거의 없는 항바이러스 약물이 개발 사용됨에 따라 가능하게 됐다.  

간학회는 “한국도 임상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만성 C형 간염의 박멸에 동참하기 위해 무증상 환자를 발굴하는 선별검사를 확대하고, 만성 C형 간염이 확인되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전략을 시행하는 것이 감염의 전파와 발생을 막기 위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만성 C형 간염의 박멸 계획에 발맞출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개정된 WHO 검진 기준, 국가검진 연계…C형 간염 선별검사 검진 도입 필요

최근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과 전혜숙 의원이 간암, 간경변으로 발전할 수 있는 C형간염 조기발견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C형 간염은 백신은 없지만 효과적 치료제가 있어 조기 검진이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지만 국가검진 기준에 맞지 않아 질병관리본부에서 별도의 300억 규모의 조기발견사업을 계획 중이라고 밝혀 국가검진 연계 C형 간염 검진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문제는 국내 국가검진 기준이다. 이 기준은 1968년 WHO 원칙을 참조해 2011년 확정됐다. 당시 유병률 5%라는 건강 문제 평가 기준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WHO에서는 지난 2017년 이미 C형간염 검진 대상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이 가이드라인에서 기존 1)고위험군 뿐만 아니라 2) 전국민 검진 시 유병률 기준도 2%~5%로 권고했고, 3)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출생 코호트(특정 연령대 인구집단) 검진도 대상 기준에 추가 권고했다. 


대한간학회도 WHO 출생 코호트 검진 대상에 대해 40대 이상 연령대에서 기존 국가검진 체계와 연계한 C형간염 검진 시 가장 비용-효과적인 것으로 (예: 만 56세 대상 국가검진 시 20-30억 규모 예산 필요) 검진을 통해 무증상 환자를 발견하고 치료해 감염 전파의 예방 관리가 가능하다고 매년 제안하고 있다. 

대한간학회는 “국가검진 원칙 유병률 5% 기준은 기존 건강검진 여러 항목들(B형간염 등)에도 이미 적용되지 않는다. 2016년 발표된 제2차 국가건강검진 종합계획에 따르면 근거 중심 국가검진을 위해 기존 건강검진 항목을 정기적으로 재평가해 시행하는데 기존 항목들도 유병률 기준에 매몰되지 않고 검진 대상에 포함되어 왔다”며, “지난 7월 있었던 국가건강검진위원회 회의를 통해 의결된 20-30대 세대원 719만명 건강 검진 역시 유병률 기준을 적용할 수 없고, 중대한 건강문제라는 종합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에서는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 유병률이 0.07%보다 높은 경우 출생 코호트 검진보다도 전 인구 대상 평생 1회 C형간염 검진이 더 비용-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자료들이 만성 C형 간염의 선별검사 항목을 국가 검진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간재단-대한간학회, 만성 C형 간염 청정지역 만들기 시범사업 추진

한국간재단-대한간학회는 10월 15일부터 약 6개월간 지자체 차원에서 C형 간염 검진을 모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던 전라남도 구례군을 대상으로 만성 C형 간염 청정지역을 만들기 위한 시범 사업을 시행한다.

대한간학회와 한국간재단이 주최하고, 전남 구례군 보건의료원이 주관하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한국의료지원재단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약 3,000명의 구례군 주민들에 대해 만성 C형 간염 여부를 확인할 뿐 아니라 만성 C형 간염이 확진된 전 주민에 대해 치료까지 지원해 명실 상부한 청정 구례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또 오는 10월 20일~21일 대한간학회 회원이 직접 구례군을 방문해 약 350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건강 강좌, 무료 검진 및 초음파 검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간학회는 “이번 시범사업은 특정 지역의 전체 환자를 발굴, 치료해 만성 C형 간염을 박멸할 수 있다는 하나의 좋은 예가 될 것이다”며, “향후 국가 검진으로의 만성 C형 간염 선별검사 확대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C형 간염 바이러스는 급성 간염, 만성 간염, 간경변증 및 간암 등 다양한 양상의 간질환을 일으킨다. 

국내에서는 B형 간염 바이러스에 이어 만성 바이러스 간염을 일으키는 두 번째 흔한 원인으로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만성 C형 간염은 오랜 기간에 걸쳐 무증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아직 C형 간염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많은 환자들이 정확한 진단 및 치료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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