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자매가 없는 것이 우울·자살 경험 등 부정적인 감정·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울증상이 있는 그룹에선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외동 비율이 약 2배 높았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팀이 2015년 제11차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조사의 자료를 이용해 중·고등학생 6만 8043명의 형제 유무와 우울증·자살 시도와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연구 결과 국내 청소년의 23.6%는 지난 1년 이내에 2주 연속으로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의 슬픔이나 절망감을 느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 10명 중 2명 이상이 우울감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형제·자매 유무와 우울감 사이에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울증상이 없는 그룹에서 외동 비율은 12.8%였지만 우울증상이 있는 그룹에선 외동 비율이 20.4%로 약 2배 더 높았다.
이 교수팀은 논문에서 “국내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기존 연구를 살펴보면 외동 학생의 스트레스·우울 경향이 높았다”며, “우울증은 청소년 자살 시도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 대상이 된 청소년의 2.4%는 지난 12개월 동안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외동 청소년은 형제·자매가 있는 또래에 비해 경우 자살 시도에 이를 가능성이 1.75배 높았다. 신체·정신적 건강 상태 등 다른 상황을 고려해도 여전히 외동 청소년의 자살 경험률이 1.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팀은 논문에서 “형제가 있는 것은 가족 수가 많다는 것으로 고립감을 감소시키고 사회적 지지를 증가시켜 자살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1932년 대상관계이론가 클라인(Klein)에 따르면 형제는 서로에게 사회적 지지를 제공해 스트레스·우울·자살을 예방하는 효과를 갖는다.
국내 출생아 중 외동의 비율은 1981년 7%에서 2015년 14%로 급증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형제 유무와 청소년 우울증상 및 자살 시도와의 관련성: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조사(2015년) 이용’이라는 내용으로 게재됐으며, 지난 16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이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