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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의료연구소, 대한한의학회지 게재 연구논문 변조 의혹…논문철회 요청 변조의혹 있는 논문 근거, 치매국가책임제 한방 참여 주장 문제제기 2017-10-20
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바른의료연구소가 지난 2013년도에 대한한의학회지에 한약투여로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인지기능을 개선했다는 연구논문에 대해 위반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 논문은 의정부시 보건소가 경도인지장애 판정을 받은 65세 이상 노인 40명을 대상으로 6주간 한약을 투여한 결과 인지기능 및 우울척도가 유의하게 개선됐다고 보고했다.
이 논문이 중요한 이유는 한의계가 이 논문을 한의학 치료의 치매예방 효과가 검증됐다는 주장의 주요 근거로 자주 인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른의료연구소의 정보공개청구로 의정부시가 공개한 ‘한의약 경도인지장애 관리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한약 외에 침, 뜸, 영양식, 영양제(비타민 C와 E), 웃음치료, 원예작업치료 등이 함께 시행되었음이 적시되어 있다.
문제는 이 논문 저자들이 오로지 한약치료만 시행한 것으로 보고했다는 점이다.
바른의료연구소는 “한약치료 이외에도 한방과 무관한 다양한 치료를 병행했음에도 이같이 보고한 것은 연구내용을 심각하게 왜곡한 것이다”며, “이로 인해 인지기능 개선이 한약의 효과인지, 아니면 침, 뜸, 한의약 집단교육, 영양사업, 인지재활프로그램, 영양식, 영양제, 원예작업치료, 웃음치료 중 그 어느 것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전체 프로그램의 효과인지, 아니면 기타 외부적인 요인에 의한 것인지를 전혀 알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방과 전혀 관계가 없는 인지재활프로그램, 웃음치료, 원예작업치료 등의 보조적인 요법으로도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인지기능이 개선될 수 있다는 연구 논문은 수도 없이 많기 때문이다.
즉 한방 이외의 치료에 의해 인지기능이 호전되었을 가능성이 큼에도, 마치 한약에 의해 개선된 것처럼 왜곡했을 개연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바른의료연구소는 “함께 시행된 다른 치료들이 버젓이 있음에도 논문에는 이런 내용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오로지 한약만 투여한 것처럼 기술하고, 한약이 인지기능개선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 것은 출판윤리를 위반한 연구부정행위이다”고 지적했다.
실제 교육부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 중 ‘조’를 연구 재료·장비·과정 등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거나 연구 원자료 또는 연구자료를 임의로 변형·삭제함으로써 연구 내용 또는 결과를 왜곡하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논문은 연구방법을 임의로 삭제하여 연구결과를 왜곡한 것이므로 연구부정행위 중 ‘변조’에 해당한다는 것.
이외에도 ▲연구대상자가 2012년도에 경도인지장애를 가지고 있었더라도 사업을 본격화한 2013년 3월에도 경도인지장애 상태였는지에 대한 평가가 없었다는 점 ▲연구에 사용한 평가도구(MMSE-DS)로는 치매와 경도인지장애를 감별할 수 없다는 점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인간대상 연구임에도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심의를 거치지 않은 점 등은 이 연구결과를 신뢰할 수 없게 만드는 또 다른 심각한 문제점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바른의료연구소는 지난 6월 13일 위와 같은 이유로 해당 논문이 학문적인 근거가 없음을 제시하며, 대한한의학회지에 논문철회를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이에 대해 대한한의학회는 지난 7월 20일 “논문게재 철회요청과 관련하여 차기 편집위원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회신했지만, 그 이후로 아무런 회신이 없었다.
이에 수 차례 독촉 메일을 발송했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묵묵부답이라고 바른의료연구소는 문제제기를 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연구 및 출판윤리에 모범을 보여야 할 대한한의학회지가 게재철회 요청에 대한 판단을 상당 기간 유예한 것은 학술지의 본분을 망각한 처사라고 본다. 이러한 늑장 심의가 한방치매예방치료의 효과에 대한 핵심 근거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며, “이처럼 변조 의혹이 있는 연구논문을 근거로 치매국가책임제에 편승하려는 치졸하고 졸렬한 작태를 즉각 중단할 것을 한의계에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도인지장애란 인지기능의 저하는 있지만 일상생활능력은 보존된 상태로 치매의 전단계로 여겨지고 있다.
정상 노인의 연간 치매이행률은 1~2%인 반면,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10~15%로 매우 높다. 이에 경도인지장애의 치료법을 찾으려는 연구들이 활발하지만, 아직까지 효과가 확고히 입증된 치료법은 보고되지 않은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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